한국농어촌공사 음성지사 농지은행팀장 하성래 제공

 칠팔십년대 대학을 우골탑이라 불렸다. 농촌에 사는 가난한 학부모가 못 배운 한을 풀기 위해 재산목록 1호인 소를 팔고 굶어가며 마련한 등록금으로 세운 건물이라는 뜻으로 대학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자식들을 위한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으시고 고생하신 그 세대의 부모님은 일제 강점기와 육이오전쟁을 겪은 격동의 세대로서 부모를 부양하고, 자식에게 부양을 기대하기 어려운 희생된 세대라 할 수 있다.

  희생의 세대가 이제는 고향에서 고령의 연세에 농사를 짓고 있다. 더구나 대다수가 노후 생활을 준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어 농촌지역에 노인 자살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녀양육에 모든 것을 다 받쳐 왔고 노후생활 준비를 생각조차하지 못했기에 경제적 빈곤에서 자식들의 부담이 될까 염려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노후하면 은퇴, 질병, 외로움, 은둔, 소외를 떠올릴 정도로 부정적 의미로 느껴지게 된다. 이처럼 우리들은 노후에 대하여 매우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지만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는 선진국에서는 오히려 은퇴를 애타게 기다린다고 한다. 이는 연금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고 오랜 기간 노후자금을 충분하게 마련해 놓기 때문에 생계를 위한 근로에서 자유로워지는 즐거운 생활의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국가에서는 고령층의 복리후생을 위해 국민연금, 노령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생활만을 유지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노후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주택연금과 농지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주택연금은 도시민을 위해 주택을 담보로 일정금액을 연금형태로 수령하는 역모기지론 제도이다. 2007년부터 주택금융공사에서 시행하고 있는 이 제도는 현재 주택에 살면서 연금을 받는 제도로 노후 대책으로 갈수록 각광을 받고 있다.

  농지연금은 주택연금 대상이 없는 농촌지역에서 농지를 담보로 고령 농업인을 위한 농지 역모기지론 제도이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시행하고 있는 농지연금 제도는 2011년 처음 도입되어 2년 동안 2천2백명이 가입해 255억원이 지원 되였다. 이렇게 농지연금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고령 농업인이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받을 경우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고 노후 생활자금을 확보하여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해져 농촌지역 농업인들의 복지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입자는 연금을 수령하면서 해당 농지를 직접 경작 또는 임대함으로써 추가 소득을 올릴 수 있어서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농지연금 신청자격은 가입대상 부부 모두 65세 이상이고 영농경력이 5년 이상이면서 총 농지 소유면적이 3만㎡ 이하인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미 국민연금 또는 개인연금 등 공적?사적 연금을 받고 있더라도 가입이 가능하다.

  노후가 점점 길어지게 되면서 안정적인 노후 준비는 필수라 할 수 있는데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고령 농업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농지연금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령 농업인에게는 자녀에게 의지하지 않고 노후 생활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농지연금이 진정한 효자이며, 행복하고 윤택한 생활하도록 만들어 주는 수호천사이다. 도시에 있는 자녀들이 나서서 희생의 세대인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농지연금을 하도록 돕는다면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최고의 효도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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