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음성군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사

만약 한적한 곳에 혼자 앉아 소리지르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사람들의 첫 반응은 “이상한 사람이네?”일 것입니다. 
모든 일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안 듣고에 따라서 다른 결론이 나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리지르는 남자에게 다가가 “무슨 일 있으세요?” 라고 묻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면 소리지르는 남자는 그냥 ‘이상한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입니다.
우리 예상대로 소리지르던 남자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위협을 주기 위해서 그랬다면 무섭고 이상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만약 소리지르고 있던 그 남자가 사실 교통사고로 인해 언어장애가 온 사람이라면 어떨까요?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은 답답함을 견디지 못해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곳을 찾아 목이 터지도록 소리지르고 있던 것이라면 어떨까요?
이렇게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나면 사람들에게 이성이 아닌 감정이 생기게 됩니다.
코끝이 찡해진다거나, 눈물이 핑 돌기도 합니다.
우리의 편견은 이렇게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에 대해 알아보는 노력은 하지 않고 단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애인은 무섭거나 수상한 사람 혹은 불쌍한 사람으로 결론을 내립니다.
여기서 편견의 벽을 처음 두드리는 방법은 바로 ‘대화’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대화는 서로에게 가장 빨리 다가가고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과 같습니다.
그만큼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대화 속에서 상처를 받고 희망을 얻기 때문입니다.
대화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듣는 것, 듣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고 박수도 쳐가며 공감하고 이해해 주는 것, 잘못되고 부정적인 이야기는 다독이고 반대로 이야기 해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화는 상담전문가가 아니라도 진심이 있다면 그 누구라도 가능한 일입니다.
이렇게 대화를 마친 후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일까요?
많은 돈을 기부하거나 없는 시간을 쪼개 무리하게 봉사활동을 하는 것일까요?
편견을 없애려는 이유는 그렇게 크고 거창한 것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단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무섭고 불쌍한 존재로 인식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의 편견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요?
멋들어지게 차려입고 나온 옷에 지워지지 않는 김칫국물이 묻었을 때, 하루 종일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이고 의식되는 것처럼 불편한 감정이 비슷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이야기 합니다.
이제는 장애인에게 곁눈질로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보다 따듯한 대화를 건네 보세요.
편견을 없애는 첫 번째 두드림이자 지름길입니다.
그렇다면 장애인, 비장애인으로 구분짓지 않아도 되는 한 사회로 바라볼 수 있는 통합된 세상이 올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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