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곡은 달콤한 골짜기라 할 수 있다.
전국에서도 유명한 미백 복숭아가 나오는게 우연이 아니다. 감곡은 음성군의 서쪽끝이라 문화적인 혜택을 보기가 어렵다.
축협 이층 낙우회 사무실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목각을 가르친다. 음성서 하던 것을 끝내고 감곡에서 새롭게 시작했다.
처음엔 칼잡는법을 잘 배워야 하므로 시장에서 파는 나무 빨래방망이를 사다가 그림을 그리고 파내는 작업을 한다.
등판에 꽃, 새, 풍경 등을 굵은 매직으로 그려 도장 새기듯이 양각으로 깍기 시작하는 것이다.
처음이라 더러 다치는 사람도 있지만 열심히 작업을 한다.
일주일에 수요일 오후 두시간 뿐이니 긴 시간은 아니나 문화적은 갈등을 푸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어느정도 깍아내고 다음에 거친 페이퍼로 문지르고 마지막으로 고운 페이퍼를 사용한다. 비롯 여섯명 뿐이지만 사이좋게 열심히 내니 가르치는 보람이 크다.
방망이 작업은 4주만에 끝내고 인형을 시작하면서 나무를 구해오라 했더니 복숭아 나무를 가져왔다.
복숭아 골이니 제일 구하기 쉬운 나무일 것이다. 목각은 아무 나무나 상관없이 주위에 있는 잡목이면 다 괜찮다.
다만 느티나무나 대추나무는 너무 단단해서 피한다. 소나무도 송진 때문에 일년쯤 뒤어라야 가능하다.
왜냐하면 토종 소나무의 송진 부분은 단단하고 칼이 잘나가지 않아 숙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깍아 놓으면 작품에 풍기는 소탈한 멋이 괜찮다.고무망치로 두들기고 깍아내다 보면 두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무엇이든 한곳에 정신을 쏟는다는 것은 요사이처럼 복잡한 세상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회원 모두의 작품은 닮은게 없다. 각자의 개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깍고 싶은대로 깍도록 하기 때문에 약간은 못생긴 인형이 자연스럽고 재미있다.
이상스러운 것은 깍다보면 자신의 얼굴과 닮게 된다는 점이다. 왜 그런지는 나도 알 수가 없다.
목각은 그림과 달라서 어느쪽에서 바라보든 다 좋아야 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중요한건 정성이다. 나무에 내 정성을 새긴다는 의미를 부여한다. 처음 시작 할 때는 막막하지만 조금씩 나무 속에서 인형의 모습이 드러나면 깍는 이들의 신명이 이내 느껴진다.
아직 몇회 안됐지만 그들의 열정이 감지된다. 모두에게 감추어져 있는 그것을 끄집어 내는 것은 신나는 일 아닌가.
나는 재주가 없다고? 천만에! 나는 아직도 재주없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없다면 용기가 없을 뿐이다.당신속에 잠들어 있는 그것을 일깨우자.
우리 스스로를 기쁘게 할 만큼의 재능은 누구에게나 있다.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