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 칼럼니스트

아침저녁으로 변하는 세상인심 속에 리이즈먼이 지적한 “군중속의 고독”한 존재로 살아가는 현대인, 세상인심이 변해도 어김없이 원형이정(元亨利貞)이라고 가을이 가면 겨울이 찾아오고 또 희망 찬 봄을 기다리게 된다. 어렵고 힘든 일들을 풀어 가다보면 축복 받는 내일이 오리라는 기대 속에 살아가고 있다.

 지난날 우리는 어렵고 힘든 일에 부딪혀도 믿고 의지하며 따를 수 있는 지도층 인사들이 많았다. 최근 들어 신문 지상에 발표되는 지도층 인사들의 독직(瀆職)사건들은 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가는 민초(民草)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장자(莊子)에 이르기를 “속된 사람은 이득을 중시하고, 청렴한 사람은 이름을 중시하고, 어진 선비는 의지를 숭상하고, 성인은 정성을 귀히 여긴다(衆人重利 廉士重命 賢士尙志 聖人貴精)”고 했고,  상서(尙書)에는 “공적인 것으로 사적인 것을 없애버리면 백성이 진심으로 귀의한다(以公滅私 民其允懷)”고 하며, 채근담(菜根譚)에는 “평민이라도 기쁘게 덕(德)을 심고 은혜를 베풀면 곧 벼슬 없는 재상이 되고, 사대부로서 한갓 권세나 탐내고 총애를 팔면, 마침내는 벼슬 있는 걸인이 된다”고 하여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示唆点)을 주고 있다. 시인 왕발(王勃)은 “사람이 백년을 산다 한들, 눈 깜짝 할 사이(人之百年 猶如一瞬)”라고 했고,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生從何處來 死向何處去)지를 모를 뜬 구름(浮雲) 같은 게 인생이라 했는데, 돈이나 권력이 그렇게 행복을 위해서 필요한 것인가? 인간은 사회적 존재,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로 배우자가 병들어 있고, 이웃이 모두 불행한데 그 가운데서 혼자서만 행복할 수 있는가?

 오늘을 도덕 불감증 시대라고 한다. 물질적 풍요 속에 인간성을 상실한 채 나 하나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제 방황하지 말고 가정으로 돌아가고 인간성 회복에 힘쓰며 베푸는 보람 속에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와 자연에서 삶의 지혜를 배우자. 자연은 속임수를 쓰지 않는다. 겨울이가면 봄이 오고 꽃이 핀다. 자연의 모습을 보며 모든 일들이 순리(順理)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삶의 모습을 바꾸자.

 세모를 맞으며 희망을 갖고 출발해야 할 새해를 기다리는데 아전인수식 집단이기주의가 만연되어 사회 곳곳에서 고성이 오가거나 아름다운 모습과 입에 발린 말들로 위장해서 속내를 감춘 채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목적만을 이루려는 모습들을 보고 있노라니 지난날 “빈대를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울 수 없다”던 노정치인이 생각나며 이 얼 킨 실타래를 풀어 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국민의 존경을 받는 지도층 인사들이 그립다.

 이대로는 안 된다. 정치도 사회도, 그리고 가정도 변해야 한다. 이제 미몽(迷夢)에서 깨어나자. 정치가는 민생(民生)을 챙기고 사회기풍을 진작하며, 증자(曾子)의 효자자 백행지선(孝慈者 百行之先),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온갖 일에 앞선다”는 말을 명심하여 가정을 소중히 여기고 가정에서 행복을 찾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속에 보람찬 새 해를 맞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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