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영 전 청주고 교장, 칼럼니스트

높고 푸른 하늘, 교직에 뜻을 두고 높은 경쟁의 문을 통과해서 첫 출발하는 선생님께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 교사로 첫 발령을 받고 “눈 덮인 광야를 지날 때에는 모름지기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 발자국은 마침내 뒷사람들의 길이 되리니(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라는 서산대사의 선시(禪詩)를 떠올리며 부임하던 때가 떠오른다. 설상초보(雪上初步)라고 “눈 위의 첫 걸음”처럼 첫 출발이 중요함을 명심하며 보낸 초임교사 시절을 되돌아보며 몇 가지 부탁 말씀을 드린다.

 *초심(初心)을 잃지 말고 사랑으로 시작하자.

스승과 제자의 만남은 인격적 만남이어야 하고, 가르침은 사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당(唐)의 문장가인 한유의 일시동인(一視同仁)이란 말과 같이 “차별이 없는 사랑”을 베풀어야하고 편애는 금물이다.

 *교직을 소중히 여기며 즐겁게 생활하자.

자기 직업을 비하하는 사람처럼 불행한 사람은 없다. 교직을 소중히 여기고(敬業), 학생들과 즐겁게 생활(樂動)하자.

 *법고창신(法古創新)

처음으로 업무를 맡게 되면 어려움이 많다. 연암 박지원은 문장을 논하며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고 “옛 것을 바탕으로 새것을 창조하자”고 했다. 전년도에 실시한 내용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역동적으로 처리하자.

 *모범을 보이자.

교사는 학생들의 사표(師表)요, 동일시대상(同一視對象)이다. 교사의 언행은 학생들의 가치관과 행동준거, 언어모형이 됨을 명심하여 논어의 기신정불령이행(其身正不令而行), “몸을 바로 가지면 명령을 하지 않아도 따라서 행한다”는 말과 같이 언행에 모범을 보이자.

 *줄탁동시(啐啄同時)

선종의 지도서인 벽암록에 줄탁동시(啐啄同時)라고 했다. 병아리가 안에서 쪼는 것을 줄(啐)이라 하고, 어미닭이 밖에서 쪼는 것을 탁(啄)이라고 한다. 줄(啐)과 탁(啄)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 병아리가 태어나듯 학생 주도적 수업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자.

 *꿈을 심는 교육에 힘쓰자.

율곡은 격몽요결에서 선수입지(先須立志), “무릇 먼저 뜻을 세우라“고 했고, 플랭클린은 ”언제나 가슴에 태양을 품고 살자“고 했다. 학생들이 목표를 갖고 노력할 수 있도록 꿈을 심어주는 교육에 힘쓰자.

 *학불염 교불권(學不厭 敎不倦)

맹자에 학불염 교불권(學不厭 敎不倦)이라고 “배우는데 염증을 느끼지 말고, 가르치는데 태만하지 말자”고 했다. 교직은 전문직이다 .부단한 연찬으로 전문성을 신장하고 열심히 가르치자.

 *칭찬에 인색하지 말자.

카네기는 “아홉 가지 꾸짖을 일을 찾아 꾸짖기보다 한 가지 칭찬할 일을 찾아 칭찬해주는 것이 그 사람을 개선하는 데 유효하다”고 했다.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이루어 가고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칭찬보다 명약은 없다.

 “스승은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진정한 인생의 인도자로서 정성껏 가르치고 학생들은 항상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배움에 임해야 한다. 평범한 스승은 말을 하고  좋은 스승은 설명을 하고 우수한 스승은 모범을 보이고 위대한 스승은 감화를 준다”는 말이 감명 깊어 소개한다

 초심을 잃지 말고 보람 있는 교직생활이 되도록 설상초보(雪上初步)의 마음가짐으로 출발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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