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칼럼 리스트 (133호)

오늘 우리 사회는 이 사회를 이끌어갈 원로(元老)를 찾기가 힘든 세상이 되었다.

그 옛날 나라를 빼앗기고 어려웠던 시절에도 우리에겐 존경하고 따를 원로가 많이 계셨다.

논어(論語)에 기신정 불령이행(其身正 不令而行) “몸을 바로 가지면 명령을 하지 않아도 따라서 행한다”고 했다.

교육현장에도 지난 교원정년 단축 때에 많은 교사가 명퇴(名退)란 이름으로 교직을 떠나 50대 이후의 원로 교사를 찾기 힘들고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가져왔다.

지난 50년대 청주고등학교 재학시절에는 대학을 갓 졸업한 의욕이 넘치는 교사와 세분의 원로 교사가 계셨는데 학생들은 원로 선생님께서 수업에 들어오시면 자세를 바로잡고 수업에 임할만큼 인격적으로 많은 감화를 주셨고 존경을 받으셨다.

자치통감(資治通監)에 “경사(經師)는 만나기 쉬워도 인사(人師)는 만나기 어렵다”고 했다.

교사는 학생들의 사표(師表)요, 동일시(同一視) 대상으로 교사의 언행과 걸음걸이, 글씨체까지 학생들은 닮아가고 학생들의 가치관 언어모형, 행동준거에 영향을 준다.

오늘 우리의 교육현장을 가르켜 “교사는 있으되 스승은 없고, 학생은 있으되 제자는 없다”는 말로 사제지간을 폄하하고 있다.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는 선생님에 그쳐서는 안 된다.

학생들에게 인격적으로 감화를 줄 수 있는 인사(人師)가 되어야 하고,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인격적 결합으로 학생은 스승을 존경하고 스승은 제자를 사랑하는 교육풍토가 되도록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

옛날 우리는 선생님께 종아리를 맞으며 가르침을 받아 왔는데, 오늘의 교육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선생님을 핸드폰으로 경찰에 폭력을 당했다고 고소하는 실정에 이르고 있다.

스승은 스승다워야 하고(其身正), 스승이 행동으로 모범을 보일 때 학생들은 명령을 하지 않아도 따라 배운다.(不令而行)

스승과 제자의 만남은 믿음을 바탕으로 스승의 사랑과 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존경 속에 이루어져 사랑이 넘치는 학교가 되고 스승은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고, 학생들은 즐거운 가운데 꿈과 우정을 키우며 사람답게 성장하는 보람찬 학교생활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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