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있는 사촌은 이웃만도 못해요' 란 유행가가 30여 년 전, 유행했던 때가 있었다. 이 말은 형제 친척이라 해도 자주 만나지 않으면 가까이 있는 이웃보다도 못하다는 뜻이다.

요즈음엔 전화 없는 가정은 둘 째 치고, 휴대폰을 소지하지 않은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다.

최첨단 통신망 속에 얽혀서 살고 있음에도 사촌은 둘 째 치고, 친형제간에 연락도 없이 등을 지고 사는 이들도 얼마나 많은가!
그러다 보니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웃이 형제 보다 낫다' 하는 말이 나온 것이 아닐까.

급속도로 다변화되어 가는 환경 속에서 맞벌이까지 동원해야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에 '충분히 납득이 간다만 그 원인은 분명히 어딘가에 숨어있다.

고속도로나 기타 대로변을 지나치다 보면 '만남의 장소'란 곳을 볼 수가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느 집안을 불문하고 친척들끼리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소가 있는데, 바로 그 장소가 제삿날 모이는 큰집이요, 조상의 묘지이라 할 것이다.

제삿날 제사를 지내고 나서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그밖에 한식(寒食), 벌초(伐草), 명절(秋夕)과 같은 날에 조상의 묘지에서 친척들이 만나 정을 나누고 앞날을 설계하며 서로를 위로해 줄 수 있는 바로 그 조상의 묘지야말로 만남의 장소가 되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맏이 큰 소리를 낼 수가 있어야 하며, 그래서 『어느 집안이든 큰집이 잘 살아야 한다』 고 예부터 어른들은 늘 말씀들을 하셨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만남의 장소' 에 참석도 않고 연락도 없게 될 경우 서로를 불신하게 되고 친척간에는 노여움이 쌓일 수 있게 되어 만남의 장소가 되기는커녕 오히려 불신의 장소로 변모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장 기본적인 '만남의 장'이 지켜지지 않는 집안은 문제가 있는 집안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은데, 이것을 해석해 보면, 조상을 돌보지 않는 가정은 자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풀이해도 좋을 것이다.

조상을 돌보지 않는 사람이 어찌 내 부모를 공경할 수가 있으며 내 형제 친척을 사랑할 수가 있겠는가! 가장 기본적인, 조상을 섬길 줄 모르는 사람들은 훗날 내 자식들에게도 공경을 받을 수 없음을 뜻하는 것이라 판단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은 있어도 실행하지 못 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필자는 팔도를 누비며 돌보는 이 없이 방치되어 덤불과 잡초에 묻혀 있는 무연고 묘지를 수없이 보게 되는데, 필연이랄까, 우연이랄까...그때마다 무연고 묘지를 점검해 보면 내가 나름대로 정한 1~10등급 중, 8~10등급 지에 속하는 매우 나쁜 묘지임을 발견 할 수가 있다.

즉 그런 8~10등급 지에 속하는 묘지는 대가 끊어질 수도 있어 자연히 무연고 묘가 될 수밖에 없게 되었을 것이며, 그렇잖음 자손들이 연명은 하되 하루 벌어 하루 살기도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다 보니 조상의 묘지를 돌볼 겨를조차 없게 되어 방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며칠 전, 모 중학교 교장선생님께서 지병인 심장병의 악화로 작고하시어 묘 자리를 잡아주게 되었는데, 당사자와 노 부모 두 분과 삼촌을 포함한 가족들이 심장병으로 고생을 하게 되자 처음에는 내력으로 생각을 하였으나 “재미있는 수맥이야기” 기사를 관심 있게 애독하시던 중 『우리 집안에도 조상 묘지에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노부모께 『묘지를 점검해 보자』 하였건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졸지에 운명을 달리하시게 되었다.

『아들 말을 진작에 들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을...』 하며 눈시울을 붉히시던 노안(老眼)을 보며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살펴 본 그 집안의 묘소에는 역시 가슴(심장) 부위로 수맥이 흐르는 자리에 합장으로 묻혀 있는 조상이 있음을 보게 되었다.
『스테파노 교장선생님! 최선을 다 한 자리오니 평안히 잠드소서』
<재미있는수맥이야기 designtimesp=2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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