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승 섭

토요일 오후 학교수업이 끝나면 동네 또래들이 모두 모여 궁리를 한다. 모두 들떠 있다. 바로 천렵을 하기 위해서다. 누구는 냄비에 그릇, 누구는 고추장 소금 마늘 등 양념을 챙겨오고, 쌀을 퍼오고 귀한 라면도 챙겨 나온다.

동네에서 조금 떨어진 상보 옆 자갈밭에 터를 잡는다. 자갈을 치우고 큰 돌을 세워 솥단지를 걸어놓고, 나무 등걸 같은 땔감과 불쏘시개를 구해 온다. 어려서부터 늘 봐 오던 익숙한 솜씨로 준비 끝냈다. 이윽고 먹을거리 준비 작업, 깊은 웅덩이에슨 어항을 설치하고 쪽 대, 얼기미 등을 이용하여 물고기를 잡는다.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텀벙텀벙 신이 난다. 아마 부모님이 일을 시키면 그렇게 열심히 하지는 않을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피라미, 중투리, 미꾸리, 가재, 올갱이 등 푸짐한 생선이 한 양푼 잡힌다. 모든 생선을 잘 다듬어서 냄비에 넣고 고추장을 풀고 마늘을 으깨 넣고 소금을 넣고 일류 요리사 못지않은 솜씨로 맛있게 요리를 한다. 한옆에서는 피라미 배를 갈라 내장을 걷어내고 준비한 초장을 찍어 한입에 넣고 소리를 지른다. 소주 한잔 줘! 캬~~!!죽인다!

고실고실한게 밥 익는 냄새가 나고, 이윽고 잡탕찌개 완성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대들어 맛있게 먹는다. 지금 생각해도 군침이 돈다. 그때 그 맛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우리가 흔히 고향 친구를 불알친구라고 한다. 어릴 적부터 네 것, 내 것 따지지 않고 피붙이처럼 어울리고 부대끼며 우정을 나누었기에, 나이가 들어 각자 생활전선에서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마음 한 쪽에 늘 고향과 그때 그 시절 함께 했던 친구들이 그리운가 보다.

모두 어린 실절 시골동네에서 함께 뛰어놀며 즐거웠던 시절을 생각하며 입가에ㅐ 미소가 가득한 나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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