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겐 명품 맹동수박 & Hunter의 낭만이....

김태병 씨가 자신이 재배한 수박을 보여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태병 씨가 자신이 재배한 수박을 보여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충북이 낳은 우리나라 대표적 베스트셀러 시인, 도종환 시인(국회의원)은 ‘어느 마을’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사람들이 착하게 사는지 별들이 많이 떴다 / ....(중간 생략) / 사람이 순하게 사는지 별들이 참 많이 떴다”고 노래했다.

도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평생을 착한 사람으로 살아온 그의 밭에는 풍성한 수박들이 주렁주렁 달렸다. 그리고 선한 웃음속에서 그를 만나는 사람들은 무장해제당한다. 그와 함께라면 무더운 여름밤을 함께 보내도 아깝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가 풍성할 것만 같다.

바로 맹동면 쌍정2리 김태병(56세) 씨 이야기다.이번에 본보는 김태병 씨를 만나 그의 풍성한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편집자 주--

김태병 씨가 재바한 수박 모습.
김태병 씨가 재바한 수박 모습.

김태병 씨가 출하한 탐스런 수박 모습.
김태병 씨가 출하한 탐스런 수박 모습.

◈ 좋은 사람이 재배한 품질좋은 수박

김태병 씨! 그는 눈빛이 참 선하다. 그리 크지 않은 눈이지만 그 속엔 사심(邪心)을 찾아볼 수 없다. 그를 대하면 그는 먼저 수줍은 듯 엷은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이내 점점 활짝 펴지는 그의 얼굴은 어느새 웃음이 가득하다. 영낙없이 흙과 함께 살아온 순박하고 정직한 동네 아저씨 모습이다. 그의 목소리는 언제나 일정하다. 흥분했을 법도 한데 결코 낮지도 않고, 그렇다고 높아지지도 않는다. 그 목소리 톤에선 구수한 된장국 이미지가 오버랩된다. 이런 그를 대하는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나이 50 중반을 넘기며 어찌 다급한 일이 없었을까? 그러나 그에겐 그런 일이 전혀 없을 듯 싶다. 겉모습을 보면 그에겐 항상 여유가 있다. 그렇다고 김 씨가 게으른가? 전혀 아니다. 김 씨는 오히려 부지런하다. 그가 하는 일은 농사다. 땅을 일구며 사는 농부가 게으르면 제대로 농사를 지을까? 김 씨 역시 여느 농부들 못지 않게 부지런하다. 그가 주로 짓는 농사는 대부분 맹동 사람들이 그렇듯 수박을 재배한다. 그는 현재 길이 100m 규모의 하우스 30동 수박농사를 짓고 있다.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30동 그의 하우스 안에는 모두 그의 땀과 열정이 고스란히 싱싱한 수박넝쿨과 먹음직한 수박들로 맺혀 있다. 다른 농가에선 6월 초부터 출하를 시작해 한창 소득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서두르는 법이 없다. “묘종을 심고 하우스 안에서 꼬박 세 달을 보내야 좋은 품질의 수박을 기대할 수 있다”고 그는 느긋하다. 그의 하우스 안에 주렁주렁 달려있는 싱싱한 수박들은 곧 있을 출하할 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탐스런 수박들이 올려질 소비자들 식탁이나 쟁반위에서 올여름은 더없이 시원하리라. “제가 키운 수박뿐이겠어요. 맹동 면민이면 누구나 전국에서 제일가는 수박을 키울 줄 알지요. 올 여름 더위도 맹동수박을 먹으며 시원하게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의 말이 겸허하기만 하다. 성실하고 겸손한 그의 모습은 그가 재배한 맹동 꿀수박에 대한 보증수표라 할 수 있다. 그의 수박에 대해 무한신뢰가 가는 이유다.

 

◈ 또다른 인생의 탈출구, 사냥꾼의 낭만

그가 살아가는 집으로 발걸음을 떼어본다. 그런데 그의 집에 가까워지자 수십 마리 개들이 짖어대는 소리로 꽤나 시끄럽다. 사냥개만 무려 80여 마리에 이른다. 물론 이것들은 손수 그가 키우고 관리하는 것. 물론 조련과 훈련도 그의 몫이다. 그는 농사 일이 없을 때는 사냥을 즐긴다. 그의 또 다른 모습이다. 사실 그는 음성 관내에서도 유명한 Hunter, 즉 실력있는 사냥꾼이다. “사냥은 나의 또 다른 인생의 탈출구다. 번거로운 일상을 벗어나 잘 훈련된 사냥견들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사냥감들을 향해 산과 들을 달리다보면 새로운 삶의 에너지가 생기고, 벅차게 샘솟는 희열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를 활력있게 설명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기자는 여유있게 인생을 즐기는 그 낭만이 부럽기만 하다. 물론 그는 사냥에 대해 관장하는 관할 업무부서인 음성경찰서와 음성군청의 지시와 규제를 지키는 데도 소홀함이 없다.

 

◈ 지역현안 조정과 타협으로 발전 도모해

그는 solo다. 그는 오십 평생 마을을 지키며, 흙과 함께 살고 있다. 올해 여든넷의 홀어머니(설재분)를 모시고 살아온 그는 단순한 농사꾼만은 아니다.

현재 본보 사외이사와 함께 쌍정2리 이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해까지 맹동면이장협의회장과 음성군이장협의회장 총무까지 맡기도 했다. 지역발전에도 나름 역할을 하고 있는 셈. 특유의 선하고 어진 모습으로 지역의 예민한 사안들을 조정하고 타협하는 일도 맡아서 해결해왔다. 특히 마을 앞에 들어선 충북혁신도시와 마을 간 상생에 관심을 갖고 일해오고 있는 그. 혁신도시에 최초로 이전한 한국도시가스안전공사와 쌍정2리가 자매결연을 맺고 계속해서 상호 교류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 결과 며칠 전에는 ‘가스안전마을’로 지정받아 마을과 주민들이 질높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연세가 많이 드신 어머니가 건강하게 오래사시기를 소망한다는 그. 그는 요즘 수박 값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걱정이다. 지난해까지 한 동당 350만원 정도는 나왔는데, 올해는 250만원 밖에 못받을 형편이란다. 자신 만 아니라 수박농가 대부분이 그러니, 자기보다 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더 걱정이란다.

 

"태병이 형은 말이 필요없는 사람이예요. 인생의 좋은 선배요, 또 든든한 마을 일꾼입니다. 더군다나 홀로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효자죠. 그런 분 세상에 없습니다."

몇달 전까지 같은 마을에서 살아왔던 김창호 씨는 그에 대해 말하며 계속해서 엄지를 치켜세운다.

좋은 사람 김태병 씨가 재배한 맹동꿀수박을 구입해 맛보길 원하는 이는 김태병(010-9427-0145) 씨에게 연락하면 된다.

김태병 씨 소유의 수박 하우스 모습.
김태병 씨 소유의 수박 하우스 모습.

김태병 씨가 운영하고 있는 수박 하우스 내부 모습.
김태병 씨가 운영하고 있는 수박 하우스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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