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 준 음성교육지원청

강거리

금왕읍 쌍봉리에 있는 ‘강거리’는 예부터 시골 벽지에 산다는 의미로 ‘충주(忠州) 외서촌(外西村) 강거리 산다’는 말이 통용되었을 정도로 유명하였던 것 같다.  

그 이유는 지역이 특별한 시골이라서가 아니라 충주목(忠州牧) 삼부지(三不知)의 하나인 ‘외서촌로부지(外西村路不知)’란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말은 충주목의 13개 면 210개 마을을 가는데 이 지역은 구릉지로 세로(細路)가 하도 많아서 길을 분간하지 못하고 방황하기 일쑤였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조선 선조 32년 (1602년) 충주 목사 ‘정 구(鄭逑)’라는 분이 이곳을 돌아보고 ‘家家穀이나 王和不到之處’(중앙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특별한 벽지)라고 기술하기도 했다. 

하여튼 ‘강거리’라는 지명은 오래전부터 쓰여 왔음에 틀림이 없다. 그러면 ‘강거리’라는 말의 어원은 무엇인가? 무슨 의미를 가진 말일까?우선 다른 지역에서 ‘강거리’라는 지명이 어떤 곳인가를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외가천리에 있는 ‘강거리’는 ‘여러 개의 지류가 만나 큰 물줄기를 이루는 곳’을 의미한다고 전해져 온다.  그렇다면 ‘강거리’는 이 지역에만 있는 특수한 것을 가키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어디에나 있는 지형을 가리키는 말일 것이다.

‘강’은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크다’는 의미의 ‘가마’, ‘감’이 변형된 형태이며 ‘거리’는 ‘가르다’의 명사형인 ‘가리’,   ‘거리’로서 ‘갈라지는 곳’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즉 ‘가마거리’ →‘감거리’ →‘강거리’의 변화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충청북도 청원군 가덕면의 ‘금거리’는 ‘강거리’로 변형되지 않고 옛지명의 표현이 그대로 지속되어 온 예라고 할 것이다. 

‘강거리’란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외가천리에서 ‘여러 개의 지류가 만나 큰 물줄기를 이루는 곳’을 의미한다고 하는 것이 비교적 정확한 의미가 전해져온 것으로 생각된다. 
 

금왕읍 쌍봉리의 ‘강거리’는 그 의미를 몰라서 한자로 ‘강구리(康衢里)’로 표기하고 ‘윗강거리’는 쌍봉리에, ‘아랫강거리’는 신평리에 소속되어 있는데 주민들도 궁금하기도 하고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므로 이제 마을 이름의 뿌리를 속시원하게 밝혀본다면 이곳의 지형적 특성을 말해주는 역사적 기록을 보거나 다른 지역의 일반적 지명의 예로 보아 ‘갈림길이 크거나 많은 곳’의 의미로 보는 데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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