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영 칼럼니스트, 전 청주고

 나는 원남면 보천리에서 태어나 원남초등학교를 1955년에 졸업했다.

6.25전쟁 중에 초등학교를 다닌 가난한 시절이었지만 내게는 소중한 추억이며 시간들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백마산을 바라보며 꿈을 갖고 생활하고, 꽃 피는 봄날이면 친구들과 떼를 지어 병정놀이를 하며 백마령 아래까지 헤매었고, 여름이면 학교 앞 실개천에서 물장구치고, 가을이면 들판에서 메뚜기를 잡고, 달 밝은 밤이면 숨바꼭질을 하면서 보낸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그 후 청주고등학교로 진학 후 기차 통학을 하면서 내일을 설계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다.

율곡 선생은 “무릇 먼저 뜻을 세워라(先須立志).”고 하여 어린 시절에 목표를 세워 열심히 공부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영국의 수상이며 웅변가였던 처칠은 10살의 어린 나이에 수상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나는 나중에 이 집의 주인이 되겠다.”고 했고, 그 후 수상이 되고 세계적인 정치가가 되었다. 증자는 말하기를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모든 일에 앞선다(孝慈者 百行之先).”고 하여 가정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

오늘과 같이 환경이 오염되고 인정이 메마른 세상에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부모님을 공경하고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정겨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후배 여러분들은 복 받은 생활이다. 백마산 물이 바다로 흘러가듯 세계화 시대를 살면서 여러분이 살아갈 세계는 넓고 활동할 분야가 많다.

고향을 떠나 바쁘게 생활하면서 외롭고 지친 때이면 나는 백마령 넘어 그리운 고향과 벗들을 생각하게 되고 초등학교시절 친구들과 고향에 모여 밤을 새우며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도 한다. 내가 고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추억이 없고 친구들이 없다면 내 생활이 얼마나 삭막할까 생각해 본다.

명심보감에 “아들이 효도를 하니 양친이 즐거워하고, 집안이 화목하니 모든 일이 뜻대로 이루어진다(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고 했다. 여러분이 건강한 몸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효도의 첫걸음이요, 부모님의 뜻을 받드는 것이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지름길이다.

소질과 적성을 고려하여 목표를 세워 건강한 몸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가정을 소중히 여기고 이웃을 사랑하면서 생활하노라면 먼 훗날 여러분에게는 축복 받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멀리서 생활하며 늘 그리워하던 고향이었는데, 9월 1일(15년 전) 음성고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하여 새 천년을 이끌어갈 고향의 후진들과 생활하게되니 내 생애에 보람된 일이요, 축복 받은 생활이다. 적은 힘이나마 고향 발전에 밑거름이 되리라 다짐하면 모교의 무궁한 발전과 후배들의 건강을 빈다.

원남초등학교 교지 백마령 8호의 발간을 축하하며

*원남초등학교 교지 8호에 실린 글을 여기에 옮겨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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