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 준 음성교육지원청교육장

음성의 다른 이름인 ‘설성(雪城)’의 유래

 앞에서 음성의 지명 유래를 밝힌 바 있지만 ‘설성문화제’라는 명칭에서 보듯이 설성이 음성의 또 다른 이름으로 쓰이고 있다. 그런데 설성이라는 지명이 어디에서 유래한 것인지 밝힌 데가 없어 그 어원을 찾아보고자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음성의 별칭으로 ‘잉홀(仍忽)’ 이외에 ‘설성(雪城)’, ‘잉근내(仍斤內)’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후의 기록에도 같은 별칭이 소개된 경우가 많다. ‘설성’은 조선 시대 음죽현(지금의 안성, 이천시 일부)의 별칭으로도 사용되었으며 한자 표기도 '雪星'이지만, 원래는 '雪城'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설성이 음성의 별칭이라는 기록은 잘못된 것이라는 설도 있을 정도로 그 유래가 분명치 않다.

전국의 지명에서 ‘설성’이 쓰인 예를 보면 본래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開城)이 예전에 송악(松嶽), 송도(松都), 개경(開京), 부소갑(扶蘇岬), 동비홀(冬比忽), 촉막군(蜀莫郡) 등으로 불렸다고 하는데「여지승람」에 개성 지명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설성’은 개성의 별호(또하나의 다른 이름)이며 ‘설성’의 뜻은 고려가 도성을 세울 때 성 쌓을 자리를 정하지 못하여 고심 중이던 다음 해 여름날 밤에 성 쌓을 자리를 알리듯 성 모양으로 눈이 내려 쌓였기에 그 자리를 따라 성을 쌓았으며 따라서 눈이 쌓인 모양을 본떴다하여 ‘설성’이라고 이름 지은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므로 ‘설성’이란 지명은 ‘개성’을 뜻하는 또다른 이름이며 ‘개성’과 ‘설성’은 같은 곳을 뜻하는 지명이다.

전남 강진군 병영면 성동리에 있는 ‘전라병영성지(사적 제397호)’는 조선시대 전라도 육군의 총지휘부로서 1417년(태종 17) 본래 광산현에 설치되어 있던 병마절도사영을 이설한 것인데 초대 병마절도사 마천목이 전라도 53주 6진을 통치하였을 때 축조하였으며, 꿈속에 나타난 대로 눈의 자국을 따라 축조하였다고 하여 ‘설성(雪城)’이라고도 부른다고 전한다.

설성김씨의 본향을 설명하는 글에서도 “설성(雪城)은 충청북도 음성군(陰城郡)과 경기도 이천군(伊川郡)의 일부지역에 걸쳐있던 지역의 다른 이름으로 이 지명은 설성김씨의 본향과 다른 곳이다.”라 하였다.

이상에서 볼 때 여러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설성은 본 이름으로 쓰이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성에 대한 별칭으로 불리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따라서 성에 대한 규모를 형용하는 말로서 ‘큰 규모의 성’이 아닌 ‘작은 규모의 성’이라는 의미의 ‘솔성’이 음운변이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개성의 다른 이름인 ‘송악(松岳)’과 ‘송도(松都)’에 있는 ‘송(松)’이 ‘솔’에 대한 한자 표기라고 유추할 수 있고, 충주지역의 큰 성들에 비하여 음성지역은 성의 숫자는 많으나 모두가 작은 규모의 성이기에 자연스럽게 ‘솔성’이라는 일반용어로서의 별칭으로 불리다가 ‘설성’이라는 별칭이 생겨나게 된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