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이장님 하라고 한 것이 아니고 경로회장님께서 하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우연히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매일 점심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 끼닌 준비하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닙니다. 이 분의 연세가 74세 되신 어르신입니다. 대접을 받아야 할 분이지요. 건강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다리가 아파서 앉고 일어설 때면 두 손으로 방바닥을 짚어야 힘들게 일어설 정도로 불편하신 몸입니다. 이 분은 댁에서 여섯 가지가 됩니다. 어르신들이 많이 나오실 때는 사오십 명이 될 때도 있으나 삼사십 명은 항상 되지요. 반찬거리가 없을 때는 댁에서 잡수시려고 만들어 놓은 것을 가져올 때도 허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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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중 좀 젊은 분들이 하면 되겠지만 젊은 층들이 더하지 않으려고 하지요 그나마 조금 젊은 층들은 경로당에 나오지 않습니다. 아무나 하지 못하는 것이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이 분의 마음에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매일같이 똑같은 일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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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째 마을을 위하여 힘쓰시는 작은 봉사자인신 74세 김은숙 어르신을 아무도 보아주지 않아도 어둠 속에서 향기를 내는 야래향 꽃 같은 귀한 분입니다. 맘껏 칭찬해드리고 싶습니다. 이 분의 도움으로 더 밝고 아름다운 경로당의 분위기가 오랜 오래 유지되기만을 바랍니다. 추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오는 글이다. 문득 ‘오죽’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오죽하면 이만큼의 글로 사람을 소개하고. 그의 선행을 소개하고, 모두의 이름으로 칭찬해 줄 것을 주문할까 하는 마음이다. 착한 선행으로 누군가는 칭찬해 줄 것을 주문할까 하는 마음이다. 착한 선행으로 누군가는 칭찬을 하고 또 다른 이는 극구 겸손해하며 내세울 것 없는 것이라며 사양이다.

손을 내밀어 이 분을 모시려 해도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손사래 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에는 역시 나이도 없고. 직업도 지위도 필요 없는 것인가 보다. 내어 놓을 것이 없어도 마음만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차고 넘치는 것이다. 그것이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방법이고 길이란 생각이다

  사랑이다 분명 사랑이다. 이 계절을 노래하고 모두가 감성적으로 변해가는 것은 아마도 가을 이라는 계절이 주는 깊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차가워지는 날씨의 오늘, 대소면 삼호리의 어는 경로당에서는 따뜻한 점심식사로 지역의 어르신들의 건강한 웃음소리가 한 가득일 것이다. 아무런 댓가없이 그저 모두를 위해 한 끼의 식사를 준비하는 사랑의 봉사자가 있기에 마을에는 항상 따뜻한 훈풍만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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