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영 섭 서양화가, 인성교육칼럼니스트

탈도 많고 말도 많던 갑오년도 저물어 가고 있다. 금년에는 유난히도 대형인사사고가 많이 발생하였다. 2월에 발생한 경주의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로 인한 젊은 대학생들의 희생, 4월의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어린 고등학생들을 포함한 300여명의 희생, 5월 장성 요양병원 화재로 인한 희생, 그리고 16명의 희생자를 낸 판교공연장에서의 환풍구 붕괴 사건. 그런데 또 며칠전 원양어선 오룡호 침몰로 대형참사가 발생하였다. 이 모든 사고는 우리의 설마병에서 기인된 사고다.

설마라는 말의 뜻은 부정적인 추측을 강조할 때 쓰는 부사이다. ‘그럴리가 없겠지만’이라는 뜻이다. 옛날 선조들이 자주 사용하던 '설마가 사람 잡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삶을 살아가며 방심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주변을 살펴 바른 길을 걸어가라는 삶의 교훈이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들은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하며 나만은 괜찮겠지라는 자기중심적 생활에 익숙해 있다.

그래서 너무나 위험한 고질적인 병폐 때문에 '설마병'이란 병명까지 생겨났다. 수많은 희생자를 낸 세월호 사건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과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커졌지만 설상가상으로 툭하면 각종 크고 작은 사고가 매일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대부분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고 있다. 안전불감증인 것이다.

안전불감증은 ‘안전에 불감한 증상’이다. 다시 말하면 위험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안전불감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궁극적인 원인은 설마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또한 이로 인한 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돈에 대한 더러운 욕망이다.

비용 중 일부를 떼먹기위해 각종 건설, 철도, 항공, 선박 등 업계에서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 업계의 비리로 대형사고로 수많은 인명이 억울하게 죽어간다. 이런 사고가 터지면 어김없이 정부에게 모든 걸 뒤집어 씌우고, 국민의 안전 불감증을 질타하는 뉴스로 온 나라를 시끄럽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가벼운 처벌, 안전 규정 무시, 경제 발전을 우선시 하다보면 흐지부지 되고 만다.

툭하면 설마가 사람의 목숨을 수없이 잡는데도 설마설마하는 우리의 안전불감증과 돈이면 다라는 돈에 눈먼 인간들과 그걸 또 몇푼 얻어먹고 눈감아주는 정치인, 공무원, 경제인등 지도층 인간들이 문제이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원인 규명을 하고, 조사 결과에 따른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야만 설마하는 고질적인 병폐가 사라질 갓이다. 설마가 사람잡는다는 말의 교훈도 나만은 그럴 리야 없을 것이라 마음을 갖거나 요행을 바란다면 반드시 나부터 탈이 난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요행을 바라지 말고 있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미리 예방하며 살아가는 생활습관이 절실하다. 흔히들 하는 말 가운데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자기 중심적인 사고(思考), 이 사고가 고쳐지지 않는 한 설마병은 치유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중증이 되어 겉잡을 수 없이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질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 남의 탓이 아닌 내 탓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기의 생활습관을 다잡아야 한다. 설마 나는 괜찮겠지 라는 허황된 꿈에서 깨어나야 할 것이다. 다가오는 을미년 새해에는 일년내내 안전하고 행복한 자랑스러운 대한미국의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설마 설마하다가 설마에게 한사람의 귀중한 목숨도 잡히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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