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영 전 청주고 교장, 칼럼니스트

 
 

봄이 오는 듯하다가, 때로는 겨울로 되돌아가는 듯 날씨가 변화무쌍하듯 신문을 펼처보기가 겁이 날 만큼 세상사가 어수선하다. 별것도 아닌 일로 부부싸움 끝에 집에 방화를 하고 배우자를 살인하는가 하면 조그만 일로 길을 가다 행인을 살인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채근담(菜根譚)에 처변당견백인이도성(處變當堅百忍以圖成), “변화에 처해 있을 땐 참고 참으며 일을 도모하라”고 했다. 당(唐)나라에 장공예(張公藝)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구세동거(九世同居), “대가족(大家族)이 한 집에서 살고” 있었는데 이 소문을 들은 황제인 고종(高宗)은 그 집을 방문하여 구세동거(九世同居)의 비결을 묻자, 장공예는 먹을 진하게 갈더니 잠자코 “참을인(忍)”자를 백자나 써서 황제에게 바쳤다. 대가족이 화합하는 비결은 인(忍)이외엔 다른 것이 없다는 뜻이다. “참일인(忍)자 백이면 살인도 면한다”고들 하지 않는가, 명심보감에도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가정이 화목하면 만사가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요사이 신혼부부들이 신혼여행 중에 별것 아닌 일로 다투다가 이혼을 하는 신혼여행 이혼까지 생겼는가 하면, 가정에서도 한걸음 뒤로 물러서면 해결 될 일도 끝까지 다투다가 이혼을 하거나 심지어는 방화를 하고 살인에 이르기까지 하는 불행한 모습들이 발생한다.

동물은 본능적 충동에 따라 행동하고, 인간도 본능적 충동이 있지만 이를 억제하며 이성에 따라 행동한다. 감정이 나면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숨을 고르고 역지사지(易地思之),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 해 보고 참을 줄 아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자승자강(自勝者强), “자기를 이기는 것이 강한 것”이라고 했다. 요사이 청소년들이 조그만 어려움도 참지 못하고 좌절하며, 작은 유혹에도 쉽게 빠지고 별것 아닌 일에도 감정이 폭발하여 일을 그릇치고 상대방을 폭행하거나 심지어는 살인까지 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변(變)이란 인생을 살아가는데 만나게 되는 변화를 뜻한다. 난관에 부딪혔을 때 참고 견디어 초지(初志)를 관철시킬 수 있도록, 감정이 폭발하려할 때 이를 참아내어 일을 그릇 치지 않도록 한 발짝 물러서서 화목한 가정, 사회가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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