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영 전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새벽 일찍 잠이 깼다.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이룬 일 없이 교직을 떠난 지 6년째 들어선다. 노인대학에 어른들을 찾아뵈고 말씀을 올린 지는 11년째이다.

 회남자(淮南子)에 생기사귀(生寄死歸)라고 "산다는 것은 이 세상에 잠시 머무는 것이요, 죽는 것은 본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는데 남에게 도움을 준 것도 없고 이룬 것 없이 이순(耳順)의 고개를 넘은지 오래이다. 오늘을 '인간성 상실의 시대', '도덕성불감증시대'라고 한다.

 17세의 고등학생이 보험금을 타겠다고 후배에게 자기 집에 불을 지르게 해서 어머니와 누나를 죽게 한 사건은 우리를 망연자실하게 한다.

 휘트먼은 "도덕적 양심은 나라와 인간의 등뼈"라고 했다.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도덕성을 되찾는 일이다. 도덕성을 되찾는 일에 벽돌 한 장을 놓는 심정으로 교단을 떠난 이후에는 여러 계층에 다양한 주제로 강의라는 말을 빌리어 말씀을 드리고 있다. 그 동안에 경찰서에는 13회, 소방서에는 6회를 다녀온 것을 비롯해서 20여 분야에 걸쳐 여러 곳에 강의를 다녔다. 퇴직한 사람이 바쁘다고 하면 남들이 웃을 일이지만 늘 시간은 많지만 같은 날에 몰리는 경우가 있다.

 오늘은 A중학교에서 9시에, B고등학교에서 11시 30분에 강의가 있는 날이다. 어느 분은 강의 원고를 보고는 이렇게 어렵게 하느냐고 묻는다. 강의는 수강자의 수준에 맞는 내용과 말로 표현하여 고학력자나 무학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전개한다고 말씀드린다.

 오늘은 학생들에게 "강아지도 몇 번 보면 반갑다고 꼬리를 흔드는데 사람이 인사를 안 하면 사람이냐"고 청주시 청운중 교장시절에 아침 훈화를 마친 후 점심시간에 현관에 나갔더니 앞과 뒤, 그리고 옆에서 학생들이 인사를 했다는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지난해 12월 16일에는 C교육청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18일에는 D군 바르게 살기운동협의회에서 '도덕성회복 강연회 및 효자, 효부 시상'을 하는 날로 바르게살기군지부 회원들을 모시고 말씀드리도록 계획되어 있다.

 '가정은 나의 본(本)'이라고 생각하며 부모님께서 살아오신 모습을 보면서 가르침을 잊지 않고 살겠노라고 다짐을 하며 노력은 해왔지만 회원님들께 말씀을 드릴 자격이 있는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예기(禮記)에 출필곡 반필면(出必告 反必面)이라고 나고 들 때에 인사를 하기를 권하고 있다. 학부모교육에 참여할 때는 자녀들에게 어려서 예절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성공을 해도 어른이 된 후에 제대로 인사를 않게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미국의 CIT대학에서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원인을 찾아보니 인관관계에 있다는 내용을 소개하고 "성공과 풍요로운 삶은 원만한 인간관계에 있음을 강조"하고 인사 잘하기를 부탁드린다.

 학생들을 만나면 교사시절로 돌아간 듯 하고, 노인대학에서 어르신들을 뵙게 되면 신입생 같은 생각이 들고 민방위대원들을 만나면 젊은 날의 나를 발견한 듯 다양한 분위기 속에 시간을 보내다 보니 또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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