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영 前 청주고 교장 칼럼니스트

 
 

 사노라면 많은 사람과 만나게 되며 그 속에서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괴로움을 경험하며 살아가게 되고 만나면 즐겁고 반가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워하면서도 함께 생활해야하는 만남도 있다. 인간은 관계적(關係的) 존재로, 생택쥐페르는“인간은 상호관계로 맺어지는 매듭이요, 거미줄이며 그물”이라고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의 CIT대학에서 실패한 사람들의 실패의 원인을 설문으로 조사해본 결과 85%가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한데 있다고 했다. “민주주의는 토론문화에 바탕을 둔 사회체제라고 한다. 원만한 인간관계는 삶을 풍요롭게 하며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문제들을 대화를 통해서 풀어가야 한다.

 지난 날 우리는 유교(儒敎) 도덕의 기본이 되는 삼강오륜(三綱五倫)의 도덕률(道德律)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왔다. 삼강(三綱)은 유교 도덕의 기본이 되는 세 가지 덕목으로 군위신강(君爲臣綱), “임금은 신하의 벼리가 되고”, 부위자강(父爲子綱), “부모는 자식의 벼리가 되며”, 부위부강(夫爲婦綱), “지아비는 지어미의 벼리가 된다”고 했다. 강(綱)은 순 우리말로 “벼리”라고 한다. 벼리는 그물을 하나로 꿰는 굵은 밧줄로 이 벼리를 펴면 그물이 펴지고 당기면 그물이 당겨져 온다.

 즉 벼리가 하는 대로 그물은 따라하니 벼리는 그물의 줄기이자 모범이요 본보기이다. 그물에 있어서 줄기가 되고 모범이 되는 것이 벼리이듯이, 인간 사회에서도 사람들의 모범과 본보기가 되는 것을 벼리라고 한다. 임금은 신하의 벼리가 되어야 하고, 남편은 아내의 벼리가 되어야 한 집안이 화평해질 것이다.

 오륜(五倫)은 유교의 다섯 가지 실천 윤리로 부자유친(父子有親),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친함이 있어야 하고”, 군신유의(君臣有義),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로움이 있어야 하고”, 부부유별(夫婦有別), “지아비와 지어미 사이에는 분별이 있어야 하고”, 장유유서(長幼有序), “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어야 하며”, 붕우유신(朋友有信), “벗과 벗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공정하고 의로운 자세로 국정에 임하고, 부자간에 친함이 우선 되어야 하며, 부부 사이에도 맡은 바가 있어 각자 역할을 수행하며 예절을 지키고, 아이는 어른에게 양보하고 공경하며, 벗은 믿음을 바탕으로 해야 그 우정이 계속 될 수 있다고 이르고 있다. 오늘 우리사회는 윤리의 기본질서가 무너지고 믿으면 낭패를 보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역경(易經)에 부부자자형형제제부부부부(父父子子兄兄弟弟夫夫婦婦)라고 하여 각자 그 맡은 바 구실을 다할 때 가도정 천하정의(家道正 天下定矣)라고 하여 “가정의 도덕이 바로 서고 천하가 안정 된다”고 했다. 시대변화에 따라 인간관계의 역할 수행에 변화가 있겠지만 믿음을 바탕으로 원만한 대화를 통하여 맡겨진 역할 수행 속에 원만한 인간관계가 정립될 때 보람 있는 가정이 이루어지고 사회와 국가의 안정이 이루어진 가운데 발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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