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 준 전 음성교육장

 맹골과 산막골

  음성읍에서 큰 고개를 넘어야 갈 수 있는 낙후된 지역인 맹동면에 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발전의 새바람이 일고 있고, 수박을 특산물로 하여 ‘맹동 수박’이 널리 알려지다보니 맹동이 언론에 자주 회자되고 있다. 그에 따라 ‘맹동’이라는 이름의 유래를 궁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록에 의하면 맹동면은 본래 조선시대에는 충주군의 지역으로서 ‘맹골’의 이름을 따서 맹동면이라 하여 27개 동리를 관할하다가 고종 광무 10년(1906년) 9월 24일 지방행정구역 정리에 의하여 음성군에 편입되고 1914년 군면폐합에 따라 10개리로 개편 관할하였다고 한다.

 그러면 맹동면이라는 이름이 ‘맹골’에서 왔다고 하는데 맹동면 지역에서 ‘맹골’을 찾아보면 두성리에서 으뜸되는 마을로 ‘맹골’이 있고, 맹골에서 군자테로 넘어가는 고개가 ‘맹골고개’이며 부성리의 ‘윗맹골’은 ‘맹’을 ‘맹자’와 관련지어 유교를 숭상해 왔으므로 맹골이라고 하였다는 유래가 전해지기도 한다.

 하여튼 ‘맹’이라는 음의 이미지가 좋은 것만을 연상시키지는 않기에 그 어원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원남면 조촌리에도 ‘맹골’이 있으며 원남면 하당리의 ‘맹골’은 한자로 ‘맹우동(孟于洞)’이라 표기하여 ‘맹’을 ‘맹자’와 연관지었으며, 서울의 삼청동 북쪽으로 전 경기고등학교 북쪽의 고개를 ‘맹현(孟峴)’이라 하는데 ‘맹고개’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음성읍 평곡리에도 ‘맹고개’가 있지만 ‘맹’의 정확한 의미가 전하지 않으므로 음운 변화로 유추해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유사한 음을 지닌 지명을 찾아보면 경북 영주시 부석면 노곡리에 ‘망골’이란 곳이 있는데 ‘막은골’의 의미라고 전해진다. 증평군 도안면 도당리의 ‘막골’은 남쪽으로부터 칠보산맥을 타고 내려온 산맥이 부락 상단 남쪽에서 동쪽과 서쪽으로 갈라져 3면을 가리워 막았고 부락 끝에 와서 양쪽 산맥이 끝났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즉 ‘막다’라는 의미의 ‘막’이 붙은 지명은 원남면 상로리의 ‘동막골(東幕谷-돌로 막힌 마을)’, 원남면 보천리의 ‘벽바위, 망바위(길을 막는 바위)’, 감곡면 오행리의 ‘동막(東幕)’, 원남면 보천리와, 감곡면 사곡리의 ‘삼막골’, 감곡면 단평리의 ‘동막골, 망태골’, 삼성면 능산리의 ‘산막골’ 등 많이 발견된다.

 소이면 후미리의 ‘막골, 막동’을 보면 ‘막’과 ‘망’이 혼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막’이 ‘망’으로 변화되었음을 짐작할 수가 있다. 여기에서 ‘막’이 ‘망’으로 바뀐 지명은 원남면 문암리의 ‘망재산’, 생극 병암의 ‘망고개’ 등을 들 수가 있다.

 따라서 ‘맹동’의 어원이 된 ‘맹골’의 의미는 ‘큰 산줄기로 길이 끊기거나 막힌 골짜기나 마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제 혁신도시로 막힌 길이 통하게 되니 ‘통동’의 지명이 우연이 아니요, 앞으로 크게 열리는 맹동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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