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찬 음성읍 신천6리(포란재아파트) 이장

우리나라 자식들은 모두 효자이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지는 않아도 매년 명절이 되면 먼 길 마다않고 부모님을 찾아뵙고, 부모님 생신이 돌아오면 일가친지들과 함께 잔치를 벌이기도 하며, 제사나 집안대소사에 참석하여 행사를 주관하거나 행사를 치루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부모님이 병환으로 병원에 입원이라도 하게 되면, 불효자로 전락하는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바로 간병문제 때문이다. 부모님들은 당신들이 과거에 해왔던 것처럼 자식들이 간병 하기를 원하시지만 현실여건은 그렇지 않다.

처음에는 형제들이 당번을 정하여 가족간병을 하게 되지만, 대부분이 맞벌이 가정으로 계속적으로 할 수 없게 된다. 결국 간병인을 고용하게 되지만 이도 지속되면 경제적인 부담은 커지기 때문에 종종 가정불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불효자로 전락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이렇게 가족간병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부득이 간병인을 고용한다. 이 경우 개인이 간병비용으로 하루에 7~8만원을 별도로 더 부담하게 되며, 6인실 공동 간병인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하루에 2∼3만원의 비용이 더 소요되는 등 경제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와 같은 가족간병이나 간병인 고용에 의한 환자 돌봄은 간호인력 부족 등에 기인한 것으로 외국에서는 대만을 제외하고는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 7월부터 국고지원 방식으로 포괄간호서비스병원 시범사업을 시작하였으며, 2015년부터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시범사업으로 전환하였다.

이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한 팀이 되어 간호사는 입원 병상의 전문 간호서비스를 24시간 전담하고, 간호조무사는 간호보조 역할을 수행해 개인적으로 간병인을 두거나 보호자가 환자를 돌보지 않고도 환자가 편안한 입원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시범사업 참여병원은 포괄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병동을 별도로 운영하고 환자는 현행 입원료 대신 포괄간호병동 입원료를 지불하게 되는데 하루 3천8백원∼7천5백원 정도를 추가 부담하면 간병인이나 보호자 없이 입원생활이 가능하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이 2013년 7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시행한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 이용환자 1만2175명을 대상으로 10차례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환자만족도가 98.1%에 이르고, 간호서비스질 향상과 간병비 부담 감소되었다는 결과가 도출되는 등 환자와 가족의 만족도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간호 인력의 확대 배치와 팀 단위의 간호서비스 제공 여건 증진 등으로 간호 인력의 직무에 대한 만족도 수준이 높게 나타난 것도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은 2017년까지 지방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추진하며, 2018년부터 서울 및 상급 종합병원을 포함하여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러한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의 성공적인 시행으로 우리나라 사회안전망이 더욱 촘촘하게 구축되어 자식들이 불효자로 전락되는 것을 막아주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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