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주

오늘날 같은 현대화시대에 어질 적 추억을 회상하고,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떠올리는 것은 누구에게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는 길이다.

나는 아직 20대이기 때문에 60,70년대의 어려운 시절을 살진 않았지만, 나 나름대로 지금 어린 아이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시골 마을의 어린 시절 추억을 지니고 있다…….

나는 음성읍 석인리에 오리골이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이무영 생가 마을로 유명한 곳으로, 지금도 이따금 찾는 나의 고향이다.

내가 가장 생각나는 어릴 적 추억은 그 어린 6살의 나이에 이른 걸음으로도 1시간이 훌쩍 넘는 거리를 걸어 다닌 기억이다.

여섯 살 때부턴 음성읍 평곡리 턱골에 있는 유아원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우리 마을 친구 두 명 그리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형 누나들과 날마다 함께 했다.

아침이면 내가 우리 옆집 친구를 부르고 아랫동네의 다른 한명이 합세하여 꼬맹이 삼총사 그 먼 길을 힘든 줄도 모르고 갔던 기억이 난다.

마을의 어린 아이들이 모두 모여서 아침 일찍 마을을 떠나서 나지막한 산을 넘어 좁은 오솔길을 일자로 따라 걷는 모습을 보면 흡사 형형색색의 죽 늘어선 장난감 기차 같았다. 마을을 떠난 평곡리 토계울이란 마을을 지나 턱골을 가는 길이었다.

아침엔 형, 누나들을 따라가야 했기 때문에 딴 짓(?)할 틈이 없이 앞만 보고 가는 바쁜 길이었다. 하지만, 오후에 유아원이 끝나고 우리 삼총사만 모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천하태평, 아무 시간 걱정도 없는 장난꾸러기들이었다.

우선 유아원이 끝나자마자 동네 작은 슈퍼에서 쭈쭈바를 한입에 물고 시작을 했다. 가는 길에 있는 작은 하천에서 물놀이도 하고, 가는 길에 나무를 꺾어 칼싸움하기도 했다. 배고프면 길옆에 있는 과수원에서 사과를 몰래 서리해서 따 먹고 허기를 채우기도 했다.

날마다 저녁을 먹은 적이 다반사다. 우리 삼총사가 이렇다 보니 늦게 와도 부모님들은 별걱정을 하지 않으셨다.

지금 생각하면 요즘처럼 세상이 삭막한 때에 나의 어린 시절은 상상도 못하는 일일 것이다.

여섯 살의 어린나이에 1시간이 넘는 거리를 부모 없이 돌아다니다? 요즘 신세대 부모들은 생각도 못할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정말 예전과는 즐길 놀이도 다양하고 먹을 걱정도 없고 예전과는 상상도 할 수 없이 편해졌다. 나 또한 지금의 편하고, 더욱 발전하는 세상이 경이롭고 좋기만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세상이 변할수록 나의 어린 시절, 그 순수한 시절의 추억은 이렇게 몇 줄의 이야기로 쓸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가슴 깊이 묻어 있는 추억이 더 아련해질수록,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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