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해종 새정치민주연합중부4군위원장

 충남 아산의 온양온천시장 입구에는 특별한 시설이 하나 있다.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의 특성을 살려 시장 입구에 온천 족욕탕을 만들어 시장 이용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10년 문화관광형 시장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소원분수 ‘건강의 샘’은 시민 대상의 디자인 공모를 거치는 등 시장 상인과 지역민들이 함께 참여해 전통시장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젊은 층의 발길이 뚝 끊겼던 서울의 통인시장도 종로구청이 통인시장을 마을기업으로 선정하면서 시작한 ‘도시락 카페’로 다시 활기를 찾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통시장은 예전의 활력을 잃고 방문객 감소와 매출하락으로 고전 중이다. 중소기업청의 자료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매출은 2010년 21조4000억 원에서 2013년 19조9000억원으로 7% 줄었다. 또한 시장경영진흥원의 실태조사 결과 2004년 이후 8년 사이에 전통 재래시장 191곳이 문을 닫았다.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책정한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쇼핑 환경으로 무장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공세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오래 전부터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원사업을 전개해 왔다. 정부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총 20조여 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결과는 매출하락과 문을 닫은 시장의 증가였다. 뒤늦게 몇 년 전부터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는 제도를 도입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실제 시장에 가 보면 의무휴업일에만 반짝 매출이 늘고 전체적인 매출은 감소했다고 하소연하는 상인들이 많았다.

 전통시장 시설현대화로 인해 전국시장이 획일적으로 변해 각 지역의 지역적 특색이 없어지고 전국의 시장이 비슷해져 지역 친화적이지 않거나 다양성이 확보되지 못한 한계를 노정했다. 지역의 전통과 특색을 살린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투입되어야 하고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전략적인 접근과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수도권과 지역의 상생, 서울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는 방향과 원칙으로 전통시장 지원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강원 지역 전통시장에 대기업들이 예산을 지원해 다양한 시설을 만들고 홍보와 마케팅을 펼치는 상생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강원도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대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연계해 세련된 영업 및 마케팅 노하우가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또한 전통시장 내에 청년들이 자신감 있게 창업을 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야 한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상인에 대한 금융 및 세제 지원은 물론 경영교육이나 영업방식 개선 지원과 편리한 쇼핑환경이 가능한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살거리 분야에서 차별화된 콘텐츠 및 테마 개발에 대한 지원에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이고 시장 상인과 소비자까지 포함하는 민관이 총체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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