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나영 음성가정(성)폭력상담소장

 
 

성차별(性差別)문제가 본격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후반이다. 산업혁명으로 여성들이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직업을 갖게 되면서 비로소 여성에 대한 차별 문제에 눈뜨게 되고 여성들이 이 문제를 자각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여성을 남성의 피지배적 위치에서 남성과 평등한 위치로 끌어올리기 까지 여성의 독립된 직업과 사회적 위치, 경제력, 정치 참여 그리고 교육의 힘이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 여성에 대한 차별이라는 말을 진부한 말처럼 치부하면서 성차별에 관해 낙관적인 견해를 보인다.

물론 여성의 일반적인 지위는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개선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러한 개선은 어디까지나 상대적 의미에서의 개선 일뿐 아직도 성차별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분명한 모습으로 때론 잘 드러나지 않는 은밀한 모습으로 여전히 많은 여성들의 삶을 제약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주요 공간인 가정과 학교, 직장 그리고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성차별은 물론 느끼는 개인에 따라 온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직장에서의 성차별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부부가 부모가 성차별적인 인식을 가지고 살아갈 때 그 가정의 문화는 그 세대뿐만 아니라 자녀 세대에까지 전수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상담소에는 가정 내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이 내방한다.

대부분 문제의 요인은 가정 내 불평등한 가족구조와 구성원간 인식의 차이에서 오는 경우로 가족이라하더라도 개개인의 인격과 권리가 있음을 존중하고 인정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문제 해결에 도달 할 수 있다. 또한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느끼는 성차별은 실제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일하는 여성의 생존권, 노동권을 위협하기도 한다.

성차별(性差別)이란 성적 특성의 차이로 인해 특정 사회나 단체에서 평등한 지위와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차별받는 것을 의미하는데 충북의 경우 얼마 전 충북여성발전센터에서 공개한 ‘2015 충북성인지통계’자료를 보면 충북도민 중 여성의 55.2%는 직장 내 성차별이 있다고 답하였다. 그러나 사실 직장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성차별로 인한 불이익에 대한 체감은 어느 한 지역 한 나라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닐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은 75%인 남성에 비해 훨씬 낮은 절반에 그치고 있으며 직장여성이 평생 버는 평균 임금은 남성에 비해 약 24%나 적다고 한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며 사회구성원으로서 가정과 일을 양립하기 위해서는 한 개인의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여성들이임신 출산 양육 등의 어려움으로 직장을 포기하지 않도록 현실적 지원책을 마련해주는 것 급여, 승진, 보상에 있어서도 차별 받지 않도록 하는 것 이는 결국 국가 차원의 적극적이고도 섬세한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또한 성인들간에 발생하는 성희롱의 80% 이상은 직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성희롱은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닌 개인의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한 침해인 동시에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의 한 형태이므로 누구나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직 차원의 철저한 예방과 대책 수립을 더욱 강화해나가야만 한다.

여성 남성이라는 잣대보다는 동등한 인격체로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야말로 나와 더불어 우리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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