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어느 조그만 자연학습 농장에서 유치원 선생이 꼬마들을 데리고 자연공부를 하고 있었다. "고구마는 언제 캐지요?" "가을에 서리 올 때요." "고추는 언제 따나요?" "빨갛게 물들었을 때요." "그럼 땅콩은 언제 캘까요?" 그러자 꼬마들이 대답이 궁한지 조용해졌다. 이때 한 꼬마가 큰 소리로 대답했다.

"주인이 없을 때요!" 그 아이의 아버지는 감옥에 있었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부모의 행동이 자녀에게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부모의 사랑과 올바른 양육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자녀의 근본적인 성격형성과 가치관이 발달하는 12세까지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은 부모이므로 부모의 행동이 자녀에게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착하면 손해 본다'는 말이 있다. 성장제일주의에 매몰된 우리 사회에서 인성교육은 후순위로 밀렸다. 개인만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풍토는 소통의 부재와 사람간의 갈등을 초래했고, 그 결과 사회 곳곳이 멍들었다. 특히 착하면 손해 본다는 생각, 다른 사람을 짓밟고 일어서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생각은 결국 부메랑처럼 돌아와 우리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부모 55.1%가 우리나라 초·중·고생의 인성과 도덕성 수준이 낮다고 응답해 학생들에 대한 인성교육 강화가 매우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교육은 지금까지 실력에 치중한 결과 물질적인 면에서는 선진국이 됐으나 인성을 등한시함으로써 학교폭력, 부모학대, 노인학대, 부정부패, 자살 등 각종 범죄발생 세계 상위권이라는 불명예를 낳았다.

이제 우리 아이들을 당장의 화려한 성공보다 영원히 '행복한 성공자'로 키우고 싶다면 우리 교육은 도덕성을 중시하고 아이들 인성을 가르쳐주고 바로잡아 주는 방향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미국 한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10살 난 2,080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도덕성 지수 측정시험을 통해 지수가 가장 높은 100명과 가장 낮은 100명을 뽑아냈다. 그리고 40년 후, 40년 전 시험의 결과로 얻어진 도덕성 상위 그룹을 추적해 나갔다. 반대로 100명의 하위 그룹도 추적해 나갔다. 결과는 놀라웠다.

우선 상위 그룹 100명 중 생존자는 92명이었고 이들의 자산 총액은 40억 달러, 대학총장이 3명, 대기업 임원이 28명, 교수가 21명, 중견기업 실업가가 20여명, 예술가 7명, 학교 선생님이 14명 등이었다. 반대로 하위 그룹 100명 중 생존자는 80명이었고 부채 총액은 7천만 달러, 전과 3범 이상이 16명, 정신 이상자가 21명, 죽은 20명 중 80%가 자살자, 마약이나 알콜중독자가 28명 등이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들의 자녀들에 대해 같은 도덕성테스트를 시행한 결과 부모와의 싱크로율은 99%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즉, 도덕성 지수가 높은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도덕성지수도 높았고 반대로 도덕성이 떨어지는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들은 역시 도덕성지수가 낮았다는 사실이었다. 도덕성의 대물림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집에 땅이 얼마나 있느냐,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 건물이 몇 채냐?

이런 것들이 아닌 우리의 도덕성이 바로 우리 인생의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우리의 도덕성은 후대로, 그 후대로 대물림된다는 사실이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루이스 터먼 교수도 오랜 추적 연구를 통해 성공의 조건은 실력이 아니라 '좋은 인성'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제 자녀를 '행복한 성공자'로 키우고 싶다면 그 무엇보다도 인성교육에 집중해야 한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환영받는 시대에서 정직한 사람들이 각광받는 시대가 곧 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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