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대상 시상식에 다녀와서

시상식에 청주고 시절의 제자들이 바쁜 공부를 제처 두고 꽃다발을 들고 단상에 올랐다.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순자(荀子)의 권학편(勸學篇)에 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 “청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보다 더 푸르고, 빙수위지 한어수(氷水爲之 寒於水) "얼음은 물에서 나왔지만 물보다 더 차다”는 말이 생각나며 늠름한 모습의 제자들을 보니 출람지예(出藍之譽)의 보람을 느꼈다.

그 동안 충주중, 청주고, 청주여고 등 여러 학교를 거치며 담임을 맡아 학생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생활해 왔고, 연구사로 학생지도와 교원연수를 그리고 장학사로 생활지도와 정신교육을, 충북대사범대학부설중학교에서 교감으로 교원양성의 일익을 담당했고, 고향인 음성고 교장과 청주시 청운중, 청주고등학교에서 교장으로 지내왔지만 무엇하나 이룬 것 없이 보낸 부끄러운 세월이었다.

청주고 교사시절에 교정에 서 있던 소나무가 장송(長松)이 되어 교장실 앞에 늠름한 자세로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보니 세월의 흐름 속에 장성하여 각계 각층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제자들의 모습과 같았다.

막상 큰 상(賞)을 받고 보니 부끄럽기 그지없고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해 5월 5일은 청주고 개교 79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청주고는 내가 청운의 꿈을 품고 고교시절을 보낸 모교요, 젊은 날 제자들과 5년을 동고동락했고, 이제 교장으로 학교를 맡게 된 크나큰 인연이 있는 학교였다. 제자이며 동문체육대회 주체기인 57회의 도움으로 교정에 立石을 하게 되었다.

웅비(雄飛), “청주고(淸州高)의 젊은이여! 웅지(雄志)를 품고 비상(飛上)하라”는 동문들의 후배사랑을 전하고저 못쓰는 글씨로 붓을 들었데 그 비석이 청주고 교비(교비)가 되었다.

부족한 저에게 큰 상(賞)을 받도록 도와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리고 한국의 청소년들이 세계 속에 웅비(雄飛)하기를 빌었는데 벌써 13년의 세월이 흘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