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마틴부버는 “참다운 삶은 만남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57회 여러분과 나의 사제지간(師弟之間)으로 불리워지는 만남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니 세월 흐름을 “부싯돌 불빛(石火光中)같다”는 채근담의 말이 생각난다.

80년대 초 선후배간의 만남의 광장을 마련하여 각계각층에서 활동하시는 선배님을 모셔 후배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교양강좌를 마련하여 “淸高人의 광장(廣場)”이라고 명명하여 공식적으로 “청고인(淸高人)”의 명칭을 처음으로 사용하고 20명의 동문을 초빙하였으나 내가 청주여고로 떠나며 중단되었다.

그 후 94년 체육대회때 발행된 청고인 원고에서 다시 내게 모교에서 근무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소(續) 청고인의 광장”을 열겠다고 했는데 모교 교장으로 부임하여 2003학년도에 담임했던 57회 졸업생이 교장실 앞에선 자송(長松)처럼 우뚝하게 성장하여 주관기를 맡게 되니 감회가 깊고 보람을 느낀다.

체육대회 입장식에서 한복으로 분장한 3학년 6반이 월등하게 우수한 성적이었는데 결재 과정에서 입장 상을 받지 못하게 되자 학생들을 납득시킬 수 없는 비교육적 처사라고 채점위원들에게 일갈(一喝)하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자랑스런 제자, 57회 여러분

서산대는 선가귀감(禪家龜鑑)에서수심자부자굴부자고(修心者不自屈不自高)라고 했다.

청고인은 결코 비굴하지도 자만하지 말고 의연(毅然)한 자세로 생활하기 바라며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하지 않는가, 중용(中庸)의 자세로 수분지족(守分知足)하면 운문(雲門)선사의 말과 같이 날마다 좋은 날(日日是好日)이 되리라.

오늘의 만남이 우정을 돈독하게 하는 기회가 되고 푸르름 속에 건강한 모습으로 소망이 청취되는 한 해가 되기를 빈다고, 청주고 체육대회 발행지인 “청고인(淸高人)”에 기고한 게 13년이 지났으니 벌써 과만(瓜滿)으로 정년퇴임한지 12년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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