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마틴 부버는 “모든 참다운 삶은 만남에서 비롯된다.”고 하여 만남의 인연이 소중함을 강조했고, 야스퍼스는 만남을 “겉사람과 겉사람끼리의 피상적 만남과 인격과 인격끼리의 깊은 실존적 만남”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많은 만남 중에 스승과의 만남은 그 어느것보다 소중하다. 인류의 위대한 스승인 공자와 그 제자인 안연의 만남,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그 제자인 플라톤의 만남과 같이 장래 정치가가 되려던 플라톤은 그 스승 소크라테스를 만나서 진로를 바꿔 위대한 철학자가 되었다.

순자의 권학편(勸學篇)에 “청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보다 더 푸르고(靑出於藍 靑於藍), 얼음은 물에서 나왔지만 물보다 더 차다(氷水爲之 寒於水).”고 했다. 富도 권력도 명예도 뒤로 한 채 제자가 스승보다 우뚝하게 자라는 기쁨(出藍之譽)을 보람으로 50년대의 빈곤의 악순환을 거쳐 60년대의 경제건설의 주춧돌이 된 훌륭한 인재들을 양성하며 외롭고 고된 스승의 길을 걸어 오셨다.

8월에도 교단을 지켜왔던 많은 이 땅의 스승께서 여러분의 곁을 떠나게 되신다.

비바람 몰아치는 험난한 세상에 거친 세파(世波)를 헤치고 살아가도록, 소크라테스의 “사는 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바르게 사는 게 중요한 문제”라고 한 말과 같이 여러분이 바르게 살아가도록 인도해 주신 스승님들께서 교단을 떠나게 되었다.

떠나시는 뒷모습을 바라보니 “스승과 제자의 만남은 인격적 만남이어야 하고 평생토록 끈끈한 정(情)으로 이어져야 한다. 스승은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진정한 인생의 인도자로서 정성껏 가르치고 학생들은 항상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배움에 임해야 한다.”는 글이 생각난다.

우리는 떠나시는 선생님들의 건강과 나날이 좋은날이시길(日日是好日) 빌며 그분들의 뜻이 헛되지 않게 “언제나 가슴에 태양을 품고 살자.”는 플랭클린의 말과 같이 꿈을 갖고 학생다운 모습으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며 학업에 열중하자. 이것이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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