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마라톤에 영향 줄까”…경기 끝난 뒤 연락

대한민국 마라토너 손명준(22·삼성전자)
대한민국 마라토너 손명준(22·삼성전자)
음성 출신인 대한민국의 마라토너 손명준(22·삼성전자·사진)이 부친의 사망소식을 모른채 리우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부상투혼 보여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1일(한국시간) 하루 전인 20일 부친이 지병으로 세상을 달리했다.

손명준은 아버지의 죽음을 알지 못한 채 리우올림픽 마지막 대회인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손명준의 기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소식을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마라톤 경기를 마친 손명준은 다리를 쩔뚝이며 공동취재구역으로 들어왔다.

손명준은 2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에서 출발해 구하나바하 베이 해변도로를 돌아 다시 삼보드로무로 도착하는 리우올림픽 남자 마라톤 42.195㎞ 풀코스를 2시간36분21초에 달렸다. 이날 마라톤에 참가한 155명 중 131위를 기록했다.

자신의 최고 기록(2시간12분34초)에 훨씬 못 미친 손명준은 “13㎞ 지점 정도부터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부분)이 아팠다”면서 “무슨 말을 해도 핑계밖에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쉬고 싶은 마음보다는 차근차근 다시 연습을 시작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손 선수가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된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지 올림픽 공동취재에 응한 뒤 락카룸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부친 손보성(54)씨의 사망을 확인한 음성군 육상연맹은 손씨가 지난 20일 아침 충북 음성군 소이면 봉전리 자신의 집에서 노모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손명준을 외동아들로 둔 손씨는 평소 간경화를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김순옥 음성군육상연맹 회장은 “사무실에 모여 응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알게 돼 너무나 안타까웠다”며 “소식을 소속사엔 알렸지만 충격 예방을 위해 대회 종료 후에 조심스럽게 손명준에게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연맹 임원들은 TV를 통해 완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지난달 손명준은 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에서 상위권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스피드를 핵심 포인트로 잡아 훈련에 임했다"며 "지금 한국 마라톤이 일종의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것 같다. 그 침체기를 한 번 깨보고 싶다"며 굳은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삼성전자 육상단 소속 마라톤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손명준 선수는 소이면 봉전2리가 고향으로 음성 소이초와 음성중을 나와 충북체고, 건국대를 거치면서 한국 마라톤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한편 손씨의 시신은 현재 음성농협장례식장에 안치됐으며, 24일 오전 손 선수가 입국하면 화장 등 장례 절차를 협의해 25일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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