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콘텐츠 사업, 어린이에겐 꿈.어른에겐 추억.지역엔 경제활성화를....

동요마을 입구에 세워진 맴맴 동요 조형물 모습.
동요마을 입구에 세워진 맴맴 동요 조형물 모습.

▲생2리에 조성된 동요마을 조형물 모습.
▲생2리에 조성된 동요마을 조형물 모습.

지난 여름휴가 때, 기자는 전남 보성군 벌교를 방문했었다. 목적은 소설가 조정래의 <태백산맥> 문학관과 이와 관련된 곳들을 찾아서다. 기자는 문학관을 포함해 벌교 구석구석에서 <태백산맥>의 문학적 성과에 대한 지역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벌교 특산품 꼬막으로 만든 풍성한 먹거리 역시 인상적이었다.

이 경험을 하며 기자는 음성의 문화콘텐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다. 결론은 음성이 전래동요 ‘맴맴’ 발상지라는 점.

기자는 음성의 자산으로서 ‘맴맴’ 동요가 귀중한 지역의 미래유산임을 주목한다. 이에 본보는 ‘맴맴’ 동요를 콘텐츠로 한 프로젝트와 특색화 사업이 갖는 가치를 소개하려고 한다. 이로서 어린이에겐 꿈과 희망을, 어른들에게 추억과 향수를, 그리고 지역주민에겐 도.농 경제활성화의 가능성을 엿보겠다. --편집자 주--

▲생2리-차곡리 고개에 설치된 맴맴 동요 조형물 모습.
▲생2리-차곡리 고개에 설치된 맴맴 동요 조형물 모습.

♦ 문화 콘텐츠가 지역 미래를 밝게 한다

본 기자는 강원도 영월과 경기도 양평 서종면을 자주 방문한다.

영월은 조선 6대 임금, 단종의 비애가 서린 곳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방랑시인 김삿갓 유적도 있다. 그뿐 아니라 아름다운 비경을 자랑하는 동강이 흐르고, 20여개가 넘는 각종 박물관이 산재해 있다. 일찍이 영월군은 이런 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지역 특색사업을 성공적으로 계발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또한 양평군 서종면엔 작가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를 근거로 해서 소나기마을이 조성돼 있다. 양평군은 이 소나기마을에 <소나기>를 주제로 한 문학관.전시관을 비롯해 각종 체험관들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소나기축제까지 열어 많은 방문객들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주변에는 특색있는 까페와 음식점 등이 있어 추가로 가볼만한 곳을 연계하고 있다.

어디 영월과 양평군 서종면 뿐인가? 천년간 왕국을 유지했던 고대국가 신라라는 역사 콘텐츠 위에 선 경주, 수원의 화성 등등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저마다 문화 콘텐츠로 지역 특성을 맞는 사업만들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는 문화콘텐츠가 지역 미래를 밝히는 탁월한 도구이기 때문.

잠깐 ‘콘텐츠’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보자. ‘콘텐츠’란 ‘문화적 소재가 구체적으로 가공되어 매체에 체화한 무형의 결과물’을 말한다. 여기서 ‘문화적 소재’란 우리 일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의미하며, ‘구체적 가공’은 기획자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통해 제시되는 일련의 스토리텔링 방법을 뜻한다. 이러한 가공은 ‘매체’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 매체는 콘텐츠를 담아내는 방식이자, 통로라는 점에서 콘텐츠는 매체에 체화할 때 경험이 가능하게 된다.

▲동요마을 벽화가 그려진 생2리 마을 모습.
▲동요마을 벽화가 그려진 생2리 마을 모습.

♦ ‘맴맴’동요 발생지 음성군에 동요 사업 펼쳐져

다시 ‘맴맴’동요 발생지 음성군에 대해서 알아보자. 음성군에서 구전 전래동요인 ‘맴맴’동요 콘텐츠 사업은 12년 전 시작됐다. 바로 ‘음성동요학교’에서. 계기는 음성동요학교를 기획.운영했던 전민현 선생이 우연히 한 시인의 시집을 손에 쥐면서부터. 당시 바이오메디팜 친환경농촌사업에 몰두하던 전 선생은 음성에서 활동하는 증재록 시인의 시집 <음성을간다.고향풍경>(도서출판 대광.2000년)을 읽은 것. 그 시집 가운데 “고추먹고, 담배먹고 맴맴거렸다던 동요의 땅이 여기던가”라는 싯구에서 그는 그 유명한 동요 “고추 먹고 맴맴, 담배 먹고 맴맴”이 음성군 생극에서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동요학교와 동요마을’을 착안.기획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 선생은 ‘맴맴’ 동요의 역사적 자료와 음성군 생극면이 동요발상지라는 문헌을 뒤졌다. 결국 그는 해외자료로서, <동아일보>(2005년 11월 11일>가 “1897년 미국 민속학보에 실린 E.B 랜디스 씨의 '한국의 어린이 동요'란 글에 '고추 먹고 맴맴, 담배 먹고 맴맴'의 전래동요 가사가 영어로 음차돼 해석이 덧붙여졌다”는 기사를 발견했다. 또한 <한국의 발견. 충청북도 편.166-168쪽>(뿌리깊은나무.1983년 3월 10일 발행)에서 “음성군 생극면이 ‘고추먹고 맴맴’ 동요의 발상지”라고 소개한 자료를 확인했다.

전 선생은 먼저 전국의 동요 전문가 가운데 연예인 김종석 씨, 동요작곡가 유정 선생, 장복례 선생 등과 의기투합했다. 그들은 먼저 폐교된 오생초등학교(생극면 생리 소재) 부지를 확보했다. 그리고 2005년 9월 2일, 생리 입구에 동요마을 제막식을 했다. 이어 ‘맴맴’동요 조형물들을 곳곳에 세우며 본격적인 동요학교 문을 열었다.

이후 동요학교는 농촌의 전통과 친환경 체험학습장과 동요와 관련된 각종 교육자료 .물품 전시장을 상설 운영했다. 또한 반기문 노래, 청주 직지 노래, 생극면민 노래 등 음성지역의 자부심을 담은 노래를 만들어 보급했다. 특히 전국인성동요대회.전국다문화동요대회.전국반기문동요대회 등을 개최해 인성동요 부르기 운동을 전개해 메말라가는 21세기 현대인들 정서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게다가 동요학교 주변의 선돌 정비를 비롯해, 잊혀진 지명과 문화유적 발굴작업도 병행해 왔다.

또한 동요마을 정비사업, 동요마을 미술프로젝트 사업, 동요에듀케어 프로젝트 사업 등으로 생리.차곡리 일원이 정비됐다. 그리고 코레일과 연계사업은 또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기에 수레울권역사업 등도 더해지면서 동요학교와 동요마을은 음성군 주요 브래드로 뿌리를 내렸다.

▲동요마을.동요학교 조형물 모습.
▲동요마을.동요학교 조형물 모습.

♦ 동심과 추억, 음성인의 꿈과 미래가....

전국 유일의 ‘맴맴’동요 발생지로 공인된 생극면 차곡리와 생리 일원은 특히 수레의산으로 둘러쌓인 천혜의 청정지역이다. 주변엔 또 음성군청소년수련원, 수레의산 산림욕장, 지천서원, 권근 3부자기념관을 비롯해, 큰바위조각공원, 감곡 매괴성당, 감우재전적지, 반기문 생가와 평화공원 등 연계 문화유적지가 많다. 무엇보다 수도권과 가깝고, 전국 어디서나 접근하기 편리한 교통의 요충지 아닌가? 이런 특성을 활용해 도시.농촌문화의 상생.발전을 도모하는 데 있어서 동요학교와 동요마을의 가치는 충분하다.

또한 놀거리.볼거리.즐길거리와 함께 먹거리 계발은 성공요소 가운데 하나. 먹거리 발굴은 음성군이 해결해야할 과제다. ‘맴맴’동요에 나오는 음성의 청결고추를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계발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 이밖에 ‘맴맴’동요에 담배 대신 쓰인 ‘달래’ 재배를 보편화하고, 이와 유사한 부추 등 친환경 작물 재배도 고려해볼 수 있지 않을까? 또 다른 동요에 등장하는 복숭아(‘고향의 봄’) 등을 이용한 먹거리 음식 마련도 참고해도 될 듯.

이와 같이 동요 콘텐츠 사업은 현대 아이들이 창의성과 인성계발,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디자인하는 데 크게 도움을 준다. 비단 어린이 뿐이겠는가? 어린 시절 불렀던 동요는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한다. 또 동요는 어른들에게도 감정 정화와 함께 동심을 회복하며, 추억에 젖게 하고, 행복지수가 높아져 즐거운 삶을 가능하게 한다.

▲맴맴 동요 노래비 모습.
▲맴맴 동요 노래비 모습.

♦삐꺽거리는 동요 콘텐츠 사업....민.관 긴밀한 협력만이 성공한다

그런데 현재 음성군의 동요 콘텐츠 사업은 난항에 부딪힌 상태. 2014년 말부터 음성동요학교 운영에 대한 이견이 제기되더니, 급기야 지난해 하반기 전민현 선생이 운영해온 음성동요학교가 오생초에서 철수했다. 안타깝게도 음성군과 음성동요학교의 결별로서, 사실상 음성동요학교 사업은 폐쇄된 것으로 언론은 보도했다. 전민현 선생은 학교가 있는 마을 생리에 임시사무소를 마련하고, 비닐하우스에 동요 사업 자료와 시설들을 옮겼다. 전 선생은 마을에서 동요마을 사업을 새롭게 모색하고 있다.

한편 음성군은 현재 오생초에 수레울권역사업센터와 예술인창작마을사업에 따라 예술창작센터 등 한창 시설 건축 중에 있다. 음성군 김중기 기획감사담당관은 “음성군은 기존 동요 프로젝트 사업을 완전 배제하지 않았다”며 “여건이 개선되면 동요 프로젝트 사업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오생초에 예술인 창작공간이 완료되면 운영자를 공모해 위탁운영한다는 것이 음성군 입장이다.

음성군과 전 선생이 동요 콘텐츠 사업 성공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사업의 확장.발전을 위한 긴밀한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기자는 “‘맴맴’동요 발생지 음성”이라는 자산이 음성군의 귀중한 미래유산으로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10여 년 간 동요학교.동요마을 사업을 진행한 전민현 선생을 포함한 다양한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대해야 한다. 그래야만 동요 콘텐츠 사업이 발전.확장을 통해 ‘무형 문화유산’(문화재청) 등록과 ‘미래 문화유산’(광역자치단체) 인정까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물론 음성군.충북도의 지도.관리의 후원 역시 절실하고....

독자들이여! 수레의산 맑은 물과 공기를 마시며, 전래.창작 인성동요와 연관된 음성의 문화를 체험하는 자연과 인간의 행복한 조화를 상상해보라. 마음이 훈훈해지지않는가! 동요는 어른들에게 동심과 추억을 주고, 아이들에겐 즐거운 놀이터로서 멍석을 깔고 모깃불을 피워놓고 밤하늘 은하계를 여행하는 상상의 공간으로 충분하다.

▲예술창작공간으로 조성되고 있는 구 오생초 교정 모습.
▲예술창작공간으로 조성되고 있는 구 오생초 교정 모습.

▲실제 맴맴 동요 무대인 차곡리 전경.
▲실제 맴맴 동요 무대인 차곡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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