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종 렬 전 음성교육장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남이 잘되면 왜 그렇게 시기 질투들을 하는 걸까? 겉으론 축하해 주는 척 하면서 뒤로는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게 인간의 속성인가 보다. 아마 다른 사람이, 그것도 남이 아닌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잘 될수록 상대적으로 더 큰 박탈감을 느끼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온 것이 아닌 가 생각한다.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참지 못한다.“는 더 심한 우리 속담도 있다. 다른 사람이 잘되는 꼴을 보지 못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고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속담이라고 생각된다.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새소리가 울려 퍼지는 평화로운 숲속에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사이좋게 살고 있었다. 햇빛을 듬뿍 받은 큰 나무는 갈수록 늠름해졌고, 그 곁에 선 작은 나무도 큰 나무를 바라보며 무럭무럭 자랐다. 참으로 즐거운 하루하루가 그렇게 흘러갔다. 어느 날 작은 나무는 문득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키가 자라지 않는 건 저 큰 나무 때문이야, 빛을 가려 버리니까 내가 빨리 자라지 않는 거지. 저 나무만 없다면 나도 저렇게 클 수 있을 텐데……."

작은 나무는 갑자기 큰 나무가 미워지기 시작했다. 때마침 나무꾼이 숲속을 지나갔다. 작은 나무는 나무꾼에게 큰 나무를 베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나무꾼은 가던 길을 멈추고 큰 나무의 밑동을 자르기 시작했다. "이제 나도 큰 나무처럼 될 수 있을 거야." 거대한 소리와 함께 큰 나무가 쓰러지자 작은 나무는 기쁨에 겨워 소리쳤다. 며칠이 지났다. 한 낮의 폭염이 뜨겁게 숲에 내리쬐었다.

작은 나무는 금방이라도 온몸을 태워 버릴 듯한 뜨거운 햇빛이 너무나 무서웠다. 또 어느 때인가는 세찬 비바람이 휘몰아쳐 작은 나무를 괴롭혔다. 온 몸이 날아가 버릴 것만 같은 비바람 속에서 작은 나무는 큰 나무를 생각하며 울었다. "내가 잘못했어. 그 동안 큰 나무가 햇빛을 가려 주고 비바람도 막아 주어 서 내가 살 수 있었던 거야." 작은 나무는 뒤늦게 후회했다. 그러다가 거센 폭풍우에 뿌리가 뽑혀 그만 죽고 말았다.

항상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서만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삶에 만족하기 어렵고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들을 동경하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늘 자신의 삶은 부족하고 비참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특히 자신보다 못하거나 특별히 더 나은 게 없는 지인이 더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큰 상실감으로 인해 삶이 불만과 시기로 가득하게 된다. 일본의 모 대학 실험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질투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남의 불행에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은 ‘남의 행복은 나의 불행,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고 느끼면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들의 인생 전체를 놓고 본다면 결국 스스로 행복하거나 성공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일어에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는 단어가 있다. 남의 불행을 보고 기쁨을 느낀다는 뜻이다. 내 주위의 인물이 잘되는 것을 보고 시샘을 느껴야 정상이라는 것이다. 이 시샘이 정당한 의혹, 분발로 승화될 때 삶의 질이 발전되는 것이다.

영국 속담에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게 점심을 사라”는 말이 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더 나은 사람을 대접하고 그들에게서 뭔가 배우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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