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영 전 청주고 교장, 칼럼니스트

 
 
가을을 맞게 되면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은 겨울 걱정을 하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좋은 환경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모습으로 태어나서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원한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는 일들이 그렇게 마음과 같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들의 평범한 삶과 다르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TV에서는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주제로 방영하고 있다.

오래 전에 어려서부터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다리관절과 손의 마디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걷지도 못하고 혼자서는 휠체어도 탈 수 없어 손수 만든 보조의자에 의지해서 생활하고 있는 젊은이의 모습이 방영되었다. 구주론(君主論)을 쓴 마키아벨리는 ‘인생은 운명과 노력의 합주곡’이라고 했다.

이 젊은이가 모든 게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좌절했다면 그 인생이 어둠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힘든 삶을 좌절 속에 살아가야 했을 터인데 그는 불편한 몸으로 손수 보조의자를 만들어 어렵게 활동을 하며 마을소유의 상점에서 물건을 팔고 음식을 만드는 일까지 하면서 건강한 사람보다 더 바쁘게 생활 하며 항상 얼굴에 웃음이 가득 차 있다.

이 모습은 건강하게 태어나 능력이 있으면서 조그만 어려움에도 좌절해서 무위도식하거나 허황된 꿈을 꾸고 일확천금을 노리다가 패가망신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가르침을 준다.

우리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움 속에 살면서도 리이즈먼이 지적했듯이 현대인들은 ‘군중 속의 고독’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그 옛날 하루에 세끼를 해결하지 못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왔는데 현대인들 중에는 우울증을 비롯해서 정신적 질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짓는다”고 하여 똑같은 처지에 있어도 마음먹기에 따라서 행복할 수도 있고, 불행 할 수도 있다. 최근 들어서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사망원인 중에서 자살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정신건강이 중요함을 일깨워 준다.

그는 불편한 몸으로 자신의 문제 뿐만 아니라 이웃의 어렵고 힘든 일까지 도와주며 생활하는 모습은 이기주의로 치닫고 있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산문 ‘생활의 8가지 행복’을 써서 모든 생활인들에게 행복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었던 괴테는 ‘희망만 있으면 행복의 싹은 그곳에서 움 튼다’고 했고, ‘행복이란 언제나 네 곁에 있다’고 했다.

‘인생은 행(幸)과 불행(不幸)이 어울어져있다’고 하지 않는가. 쓴맛과 단맛을 고루 경험하며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게 우리네 삶이 아닌가. ‘성격이 팔자’라고 한다. 모든 일을 적극적이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풀어가며 평범 속에서 행복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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