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교육현장에서도 교장으로 승진하여 부임한 교직자가 많다.

새로 크고 작은 조직의 책임을 맡게 되면 조직을 이끌어갈 책임자로서 인간관계에 관심을 갖게 된다.

생택쥐페르는 “인간은 상호관계로 맺어지는 매듭이요, 거미줄이며 그물”이라고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역도호로 부임한 임상이 전임자인 반초에게 어떻게 하면 선정을 베풀수 있는가를 묻자 반초(班超)는 수청무대어(水淸無大魚)라고 했다고 후한서(後漢書)에 전해오고 있다. “물이 맑으면 큰 고기가 살 수 없다”는 뜻이다. 지도자는 너무 살피면 사람들이 그의 곁을 떠난다.

채근담(菜根譚)에 “몸가짐을 너무 희고 깨끗하게 해서는 안 되고 대인관계에 있어서 선악을 너무 분명히 하는 것은 좋지 못하고 남의 허물에는 관대하고 자기 허물에는 엄격 하라”는 처세훈이 전한다.

지기추상 대인춘풍(持己秋霜 對人春風), 자기에게는 가을의 서리 처럼 엄격하고 사람을 대할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면 지도자의 소임을 다할 수 있지 않을까,? 조직관리에 있어서는 관(寬)과 엄(嚴)의 밸런스를 유지하고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구사하는 운용의 묘(妙)가 요청된다.

너무 부드럽기만 하면 조직이 이완되고 너무 엄하기만 하면 조직이 경직된다. 논어에 군자 부중즉 불위(君子 不重則 不威)라고 “군자가 무게가 없으면 위엄이 없다”고 지도자가 너무 가볍게 처세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지도자는 권위주의로 흘러서는 안되지만 권위(權威)는 있어야 한다. 부드러운 가운데서도 질서가 있고 민주적으로 언로(言路)가 열린 가운데 한솥밥을 먹는 식구(食口)라는 생각을 갖는 조직 풍토가 이루어지면 화기애애한 가운데 일의 능률이 오르며 살 맛 나는 직장, 즐거운 삶의 터전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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