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인연처럼 소중한 게 없다. 내게 청주고는 모교요, 젊은 날 교사로 근무했고, 교장으로 “80년의 역사와 전통 속에 웅비하는 청고인 상(像)을 정립하고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겠노라고 내 나름대로 힘써온 지난 2년의 시간들, 그동안 숙원사업이던 기숙사가 리모델링 되었고, 식당, 선수숙소가 완공되고 3층 건물의 도서관이 한창 공사가 진행되는 중 늘 마음에 걸리던 간선도로변의 학교 울타리 문제로 한대수 시장님을 찾아뵙게 되었다.

지난 날 청주고의 개나리가 꽃피는 울타리는 학생들은 물론 시민들로부터 사랑받아왔다. 개나리가 노목(老木)이 되고 축대도 개축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 시장님의 배려와 청주시 의회의 의결을 거쳐 8,0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되어 청주고의 도로변에 위치한 울타리는 새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밤도 낮도, 휴일도 없이 책과 씨름하는 학생들은 물론 생활에 쫓기며 지친 시민들, 그리고 청주를 찾아오는 외래객에 새롭게 단장되는 꽃밭은 새로운 마음에 포근한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리라고 믿는다.

지난 날 우리는 경제적으로 부족한 속에도 마음의 살을 찌우며 행복을 가꾸며 보람 있는 삶을 꾸려 왔는데 물질적 풍요 속에 정신적으로 가난한 모습으로 살아가는게 현대인의 모습이다.??

화엄경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이 짓는다”고 했다. 새롭게 단장되는 꽃밭으로 조성되는 울타리는 개나리 동산에 이어서 청주시내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매김하여 학생들에게는 정서적 안정을, 시민들에게는 생활에 활력소를 제공하고, 청주를 찾는 분들에게는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답게 아름답고 품위 있는 충청인의 모습을 느끼게 하리라.

학교 경영자의 입장이 아닌 이제 소시민의 모습으로 청주고를 바라보며 80년의 역사와 전통 속에 새로운 모습으로 도약하는 청고인 들에게 마음의 평온함과 새로운 활력을 찾는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하던 때가 어제 같은데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제 11월을 맞으며 입시를 목전에 두고 건강한 모습으로 희망하는 대학에 합격하기를 빌며 모교 청주고의 무궁한 발전과 청주 시민 여러분께서도 가을의 끝자락에 늘 건강하시고 소망하는 바가 이루어지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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