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영 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참된 용기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누구나 행하던 용기가 어쩌다 행하는 사람은 의인이라 하여 매스컴에서 대서특필 뉴스거리로 전락했다. 그나마 그런 의인들의 이야기는 수없이 쏟아지는 각종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예술인들의 비리와 추잡한 사건들로 금방 묻혀버리고 만다.

용기(Courage)란 무엇인가?

용기는 위험 앞에서도 꿋꿋하게 굽히지 않음을 말한다. 그것은 정말 어렵고 무서운 가운데서도 행해야 할 바를 행하는 것이다. 용기는 포기하거나 그만두고 싶을 때에도 과감히 나서는 것이다. 때때로 용기는 위험을 알면서도 그것에 굳건히 맞서는 것이다. 결심을 하고 결단을 내리는 경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가 없을 경우 우유부단하게 되며 결국 시기를 놓치게 되어 불행을 자초할 수도 있다. 용기는 무조건 돌진하는 무모나 저돌과도 다르며 때로는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할 수도 있는 것이 진정한 용기이다. 그래서 용퇴(勇退)라는 말도 있다. 용기는 가슴의 덕이라고 한다.

우리가 어떤 일을 수행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을 경우 용기는 중대한 일을 수행하게끔 도움을 준다. 어렵고 두려울지라도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를 행동으로 옮기고자 노력하고 용기 있게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그로부터 배우며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나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한다.”

9월 20일 끝내 목숨을 잃은 ‘서교동 화재 의인' 안치범 씨가 그의 어머니에게 남긴 말이다. 대피하기에도 바빴을 화재현장에서 자고 있던 이웃을 구하려고 주저 없이 화마 속에 뛰어들었던 용기에 주민들은 모두 무사했지만 정작 본인은 영영 깨어나지 못했다. 극단적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만연한 요즘, 이러한 안치범씨의 용기 있는 행동은 우리 사회에 큰 감동과 깨달음을 주고 있다. 또한 지난달 13일 울산 관광버스 참사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부상자들을 구조한 강원도 동해 고등학교 윤리교사 소현섭씨가 한 대기업 공익재단이 주려는 의인상을 거절했다.

의인상 상금 5천만원도 전달하려고 했지만 할 일을 했을 뿐 의롭고 필요한 곳에 상금을 써달라고 수상을 정중히 거절하였다고 한다. 윤리를 가르치는 젊은 교사로서 용기실천의 모범을 보인 것이다.

국가와 사회발전에 용기와 결단력은 최상의 영향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소불위의 정치인, 재벌 기업인, 그리고 인기 많은 연예인, 신을 빙자하는 종교인, 겉만 번지르한 예술인, 그리고 어깨에 힘만 주고 다니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여 하늘에 부끄럽지도 않은가? 부끄럽고 창피해하고 반성하는 것도 용기이다.

용기 있는 행위는 어느 것이든 쉽지가 않다. 그것은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과 뛰는 가슴을 견뎌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감수한 수많은 의인들의 참된 용기를 영원히 기려야 한다. 그 시도의 성패와 무관하게 시도하는 용기는 그 자체가 소중한 것이다. 특히 정치인, 기업인, 교육자, 그리고 연예인, 종교인, 예술인과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먼저 솔선수범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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