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환(강동대 사회복지행정학과)

 

 
 

얼만 전부터 ‘가짜 뉴스’라는 어렵지 않지만 생소한 단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말 그대로 사실이 아닌 ‘거짓뉴스’를 말한다. 과거에도 그쪽 분야에서 다루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최근의 등장은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등장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좀 지난 일이긴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은 우리나라 국민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대 사건이었다. 천박한 막말, 성추문, 그리고 부동산재벌로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대통령 후보, 무엇보다도 여론조사에서 상대후보에 뒤쳐진 사람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되었다. 승자 독식의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이라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제도적 특성을 반영한다 하여도 믿기 힘든 현상이었다. 그나마 우리 언론들은 미국 주요 언론들이 틀렸을 뿐 자신들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위안을 삼았다.

이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의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근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공기(公器)로서 언론은 국민들로 하여금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민주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으며, 이를 통해 정치권력을 견제하는 ‘제4부’ 혹은 ‘무관의 제왕’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은 언론사, 여론조사기관 등의 기존 정보제공처에 심각한 신뢰성의 문제를 드러냈다. 이후에 밝혀진 것이지만 미국 대선 당시 많은 가짜 뉴스들이 양산 되었고, 미국민들은 이들에 극도의 불신을 가지고 있었다. 청중 수는 사진조작 등을 통해 왜곡되었고, 여론조사는 처음부터 신뢰할 수 없는 도구가 되어 있었다.

과연 가짜 뉴스 충격이 미국만의 현상일까?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탄핵사건에서 기존 정보제공처들은 사실을 보도하고 있을까? 그 정보들은 과연 가치 있는 것인가?

작년 10월말로 돌아가 보면 대통령과 오랜 지인과의 관련된 수많은 믿을 수 없는 정보들이 쏟아졌다. 사이비종교 교주와 신도, 읽기만 할 줄 아는 허수아비-무뇌아 대통령, 밀회, 성형수술, 마약중독 그리고 천문학적 재산의 해외은익 등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뉴스들 속에서 국민들은 분노하였고, 급기야 대통령은 헌정 사상 두 번째로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아직은 진행형이기 때문에 직무정지된 대통령이 과연 탄핵이 인용될 만한 중대한 잘못이 있었는지는 추후 현명한 헌법재판관들에 의해 판단되고, 알려 줄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열거된 대통령과 관련한 의혹들은 허위로 밝혀졌거나 아직까지도 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의 입장에서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이들 현상은 민주적 가치를 심각하게 위협할 요소들임에 틀림없다. 정보의 홍수와 가짜 뉴스 속에서 중심을 잡고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정보의 옥석(玉石)을 가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한다면 첫째, 정보의 양을 줄일 필요가 있다. 수많은 나무에 둘러 쌓여서는 숲을 볼 수 없다. 둘째, 반증(反證)적 사고를 통해 정보의 진위를 가려볼 필요가 있다. 일방적으로 정보를 따라가기 보다는 그 정보가 가짜일 수 있다는 가정 하에서 정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자랑 같지만, 미국 대선과정에서 이 두 가지 접근방법을 통해 가짜 뉴스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다. 미국대선의 정보는 우리에게 있어서 홍수정도는 아니었고, 트럼프에 대한 폄하는 ‘그렇다면 그는 왜 공화당 후보가 되었을까? 과연 미국민의 지력(智力)이 우리보다 못한가?’라는 질문을 통해 가짜 뉴스를 판별 할 수 있었다. 이제 탄핵판결을 통해 가짜 뉴스 판별법의 효과를 검증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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