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음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새학기가 시작됐다. 오늘의 청소년들이 분주하다.

겨우내 겨울 동장군과 마주하며 인고의 세월을 감내한 나뭇가지에서도 새순이 기지개를 편다. 새학기를 맞은 청소년들도 기지개를 편다.

설레임과 가슴벅찬 희망의 용솟음으로 가득해야 할 청소년들의 기지개에는 경쟁의 압박감속에 불안감도 묻어난다.

오늘의 청소년들이 가장 불안해 하는 요소는 대학입시에 대한 불안이다.

모두들 자신의 원하는 명문대학을 가고 싶어하지만 갈수록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구조에서 멀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사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체제에서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개천에서 용이 나오길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설사 원하는 대학에 입학한다 해도 취업에 대한 불안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갈수록 바늘구멍처럼 작아지는 취업의 문은 청소년들을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대학입시를 위해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쳤다고 해도, 또다시 취업의 문턱으로 몰려든 경쟁자들을 따돌려야 하는 사회의 구조속에서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사회적 불안감속에서는 행복감을 체득하기가 쉽지 않다.

분명 우리 부모세대들이 겪었던 가난에서 벗어나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다고 하나 오늘날 우리청소년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낮은 편이다.

학업에 대한 열정도 자발적 참여와 의지가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대부분 수동적 공부형태에 머물러 있는 편이다.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학업성취도는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대단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가질 수 있는 여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부에 대한 호감도나 선호도에서는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 참여한 나라들 중에 거의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학교공부를 마쳐도 학원에 가거나 과외를 받는가 하면 야간자율학습이란 형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태에 처해있다.

이러한 사회적 맥락에 처해있다 보니 부모들도 자신의 자녀가 공부라는 테두리속으로 들어가 시간을 보내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공부의 틀속으로 집어넣으려 애쓰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공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모로부터 혼날까 하는 두려움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인공지능이 대두되는 시기를 맞고 있다.

자신이 얼마만큼의 지식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시대가 아니다.

이제 웬만한 지식은 스마트폰 하나로 다 해결할 수 있는 시대를 맞았다.

지금의 시대는 지식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러기위해서는 수직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수평적 사고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경쟁이 아니라 협업이 가장 큰 미래형 인재로 키울수 있는 덕목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남을 짓밟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로서의 자각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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