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종 렬 전 음성교육장

 

 
 

요즘 실력만 뛰어나고 인성이 부족한 일부 고위공직자들이 나라를 멍들게 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공부는 잘 하지만 인성이 부족할 때, 엘리트는 엘리트가 아니라 엄청난 무기를 손에 쥔 괴물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오늘날 인성이 부족한 그 괴물들이 그 엄청난 무기로 국정을 마구 농단하여 온 나라가 혼란의 늪에 빠져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절망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성은 인간 삶에서 대단히 중요한 덕목으로 인식돼 왔음을 위정자들은 물론 우리 모두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

100여 년 전 미국과 스페인 전쟁에서 미국의 승리를 이끈 윌리엄 매킨리는 미국 제25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대통령 당선에 큰 몫을 한 공로자 두 명 가운데 한 명을 고위 외교관으로 임명해야 했는데 대상자 두 명 모두 비슷한 실력을 갖추고 매킨리의 오랜 친구였기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선택의 고민에 빠졌을 때 문득 생각난 일이 있었다. 매킨리는 어느 날 그들과 함께 전차를 탔는데 마침 비어 있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그때 나이 많고 행색이 초라한 아주머니가 무거운 바구니를 이고 전차에 올랐다. 그러나 아무도 그 아주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고, 매킨리 친구 한 명도 신문을 보는 척하며 그녀를 외면했다. 그 일을 생각해낸 매킨리는 아주머니를 외면했던 친구를 탈락시켰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무관심한 사람을 외교관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부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매킨리는 인성을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았던 것이다.

미국 필라델피아 어느 호텔에 노부부가 찾아왔다. 그 호텔에 방이 없자 호텔에서 일하는 직원은 주변 호텔을 다 알아본 후 그래도 방이 없으니 자기가 쓰는 방을 쓰도록 해드렸다. 그 노부부는 바로 1976년 1,900개의 호텔을 가진 아스토리아 호텔 사장이었고 그 친절했던 직원을 아스토리아 호텔의 총 지배인으로 임명하였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오디션에 온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감독이 비비안 리를 주연으로 발탁한 것은 비비안 리가 오디션 후 나갈 때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미국 미시간대 교수 임용에 수백 명이 응시했는데 서류를 검토한 끝에 최종 세 명의 후보가 선정되었다. 그런데 그중 한 명은 아예 면접 볼 기회를 박탈당한 채 임용에서 제외되었다. 그 이유는 물 마시는 곳에서 침을 뱉는 것이 목격되었기 때문이었다.

아프리카의 성자 슈바이처는 자녀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본보기, 둘째도 본보기, 셋째도 본보기라고 하였다. 바로 부모의 본보기가 최고의 인성 교육임을 강조한 것이다.

훌륭한 인성을 키워낸 것은 알고 보면 본보기가 되는 그들의 부모들과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다. 그들이 어떻게 자녀를 대하고, 어떻게 자녀를 키워 왔는지 훤히 알게 된다. 그들의 본보기 교육이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지난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한국, 프랑스, 영국, 일본 4개국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국내외 교실 학습 연구`에 대해 조사한 결과 `질서와 규칙을 배우고 잘 실천한다`는 우리나라 학생은 18.4%로 일본 20.0%, 프랑스 63%, 영국 54.3%보다 훨씬 낮았으며 `남을 이해하고 존중하기를 배우고 실천한다`는 학생 또한 15.9%로 일본 28.7%, 프랑스 60.0%, 영국 60.6%보다 매우 낮았다. 이런 참담한 결과는 현재 우리 가정과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인성교육에 대한 반성과 함께 그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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