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칼럼니스트

 
 
최근 들어 학교마다 분실물센터에는 학생들이 분실한 채 찾아가지 않는 물건들이 쌓여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어느 상점에 초등학교 학생이 10만원권 수표를 갖고 물건을 사러오자 주인이 학생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학생 어머니는 주인에게 역정을 내며 “아이가 달라는 대로 주면 되지 왜? 그렇게 말이 많아”라고 투명스럽게 대답했다.

“가정은 최초의 학교”라 했고, 페스탈로치는 “가정은 도덕의 학교”라고 하여 가정 교육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부모형제와 생활하며 사회생활을 익히고 사회화(社會化)되어 간다. 부모님의 모습과 행동을 보고 자녀들은 따라 생활하며 예의 범절을 배우고 익힌다. 그래서 우리는 가풍(家風)을 중요시한다.

우리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속에 살다보니 물건 귀한 줄 모르고 학생들의 생활을 보면 쓸만한 물건도 버리고 잃어버려도 찾지 않는 모습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흔히들 독일에 다녀오면 검소하게 생활하는 독일인의 국민성을 이야기한다.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다보면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먹어치우는 식생활을 들려주곤 한다.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자승자강(自勝者强), “스스로 이기는 것이 가장 강하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가정이나 학교에서 근면 검소하고 절제(節制)하는 생활 습관을 길러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모나 교사는 청소년들의 본(本)이며 동일시 대상(同一視對象)이다. 일확청금을 노리며 배금주의 사상에 젖어 살아가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녀들이 무엇을 배우겠는가? 스위스의 법학자요 철학자였던 칼힐티는 “인생에 가장 행복한 시간은 일에 몰두하고 있을 때”라고 했다.

내가 단재교육원에 연구사로 근무하던 15년 전에 어느 간부학생이 수련소감문에서 “나는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이불을 정리 정돈해 봤다”고 썼다. 자녀가 사랑스러울수록 자기 방은 자기가 정리정돈하고 청소하도록 시키고 어려운 일이나 유혹도 참고 견디는 생활습관을 길러주고 땀흘려 일하고 공부하는 속에 보람이 있음을 일깨워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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