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 교장, 칼럼니스트

 
 
오래전에 조국을 떠나 광할한 대지위에 선적이 있다. 좁은 땅에서 서로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뒤로 한 채 대자연을 접하게 되니 새롭게 나를 뒤돌아 볼 계기가 되였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고해(苦海)라 하고, 일체개고(一切皆苦)라 하여 살아가는 모습들이 모두 괴로움으로 표현되고 있다. 불교에서는 인생의 여덟 가지 괴로움(八苦)중에 원증회고(怨憎會苦)를 들고 있다.

원망하고 증오하면서도 함께 생활해야 하는 괴로움을 이르고 있다. 수 십 년을 함께 생활해온 농촌에서는 농사철이면 “물꼬” 때문에 이웃 간에 낯을 붉히고, 직장에서는 경쟁관계에 있는 상대방을 미워하고 모함하며, 정당 간에는 청소년들이 본(本) 받을까봐 겁날 정도로 낯 뜨거운 비방전과 폭로전을 보며 보기 힘든 일들이 생각난다.

링컨은 대통령에 당선되자, 변호사시절 자기를 우습게보고 비하 발언을 했던 사람을 새 정부 요직에 중용한 적이 있다. 많은 조직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급 인사들은 넓은 가슴을 가져야 한다. 후한서(後漢書)에 “수청무대어(水淸無大魚), 물이 너무 맑으면 큰 고기가 살 수 없다”고 하지 않는가, 지도자급 인사는 청탁현우(淸濁賢愚)를 가리지 않고 넓은 가슴으로 끌어안을 수 있는 관인대도(寬仁大度)한 자세가 필요하다.

국회에서도 지도자다운 모습으로 토론과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어가며 당리당략을 떠나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국정을 이끌어 가는 모습을 TV를 통해서 청소년들이 접하게 되면 교육적으로도 얼마나 바람직할까 생각해 본다.

한 직장에서 또는 이웃 간에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 미워하거나 증오하면서 생활하면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특히 청소년들이 같은 학급의 급우를 왕따 시키거나 미워하고 증오하면 본인의 정신건강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하늘이 맑고 푸른 산하가 우리를 손짓한다.

이제 이웃 간에 앙금일랑 털어버리고 해원상생(解怨相生)하는 모습 속에 즐겁고 화기애애한 가운데 더불어 살아가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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