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교장, 칼럼니스트

 
 
40여년전에 어느 국민학교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우연히 학생화장실에서 「선생님은 반장만 사랑 한다」고 쓰여 진 낙서를 보고 선생님의 편애가 어린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 가를 느낀 적이 있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정이나 직장, 학교 등 크고 작은 많은 조직에 소속되어 생활하고 있고, 조직은 가장이나 교사, 조직의 책임자가 이끌어 가고 있다. 맹자(孟子)에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라고 하여 인화(人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人和속에 조직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편애(偏愛)는 절대 금물이다. 편애는 조직의 인화를 해치는 독소적 요소이다.

당(唐)의 문장가인 한유는 일시동인(一視同仁)이라고 “누구나 차별 없이 똑같이 사랑하기를 권했다. 윗사람은 누구에게나 편애 없는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오랜 된 이야기지만 부모의 동생에 대한 편애는 어린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그 상처는 질투로 변하여 어린 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살인사건의 신문기사가 떠오른다.

선생님의 사랑을 갈구하는 학생의 입장을 부모의 사랑을 애타게 기다리는 자식의 마음을, 상사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부하의 심정을 역지사지(易地思之)해야 한다.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제자 에게 똑같은 사랑을 베풀었다하여도 학생의 눈에 편애로 비칠 경우는 교육적으로 편애라고 생각된다.

부모는 자식에게, 교사는 학생에게, 상사는 부하에게 차별 없는 사랑을 베풀고(一視同仁), 그들과 아픔을 같이하여 소속감을 불어 넣고 소외감을 극복하여야 하겠다. 인화를 통하여 웃음이 꽃피는 가정을, 즐거운 학교를, 화기애애한 직장을 만들 때 우리사회는 건강한 발전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인화(人和)가 만사(萬事)요, 일시동인(一視同仁)이 인화(人和)의 요체임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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