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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음성의 전설
백야골짜기에서 겨울을 아늑하게백야수목원
김진수 기자  |  birstj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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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1  15: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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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야수목원 산책로에 따스한 햇살이 비치고 있다.
   
▲ 백야수목원 안내판.

산골에 들어오니 묵묵히 살고 싶고 / 냇가를 걸어보니 도란도란 살고 싶다 // 아버지가 살아온 마을에 / 어머니 유언 지켜온 자리에 / 누이가 떠나버린 산길에 / 11월의 비가 내린다 / 겨울비는 시비뤌시비뤌 속살대며 / 빙벽의 얇은 살을 깍아내고 / 나목(裸木)의 알몸을 씻기고 / 침묵에 빠진 낙엽을 적시고 / 골짜기 바람소리 더 심란하건만 / 바위틈 푸른 이끼 더 서늘하건만 / 소나무 둥치 솔향은 더욱 짙어가건만 // 숲길을 들어서니 정갈하게 살고 싶고 / 호수를 둘러보니 고요하게 살고 싶다. --기자의 졸시 ‘백야골짜기’ 전문--

바야흐로 겨울이다. 햇살 길이가 점점 짧아진다. 12월이 시작됐다. 1년을 되돌아보고, 또 한해를 계획하다 보면 하루 해가 후딱 저물기 십상이다.

한해의 끝, 12월 하루 일과를 정신없이 보내는 독자들이여! 백야수목원에 들어가 산책길을 함께 걸어보자. --편집자 주--

   
▲사색의 길.

▲가족산책로와 사색의 길

백야수목원 산책길은 백야자연휴양림이 끝나면서 시작된다. 산책길은 ‘치유의 길’과‘가족산책로’, 그리고 ‘사색의 길’로 크게 나눈다.

먼저 가족산책로를 향한다. 가족산책로는 가벼운 마음으로, 짧은 시간 산책의 기쁨을 맛보기 위해 적당한 곳이다. 백야휴양림 숲속의집 맨 끄트막 동인 ‘버드나무집’ 앞에서 오른쪽 덩굴식물원으로 들어서면 가족산책로다. 산책로는 사방댐을 거쳐 자라암석원까지 이어진다.

자라암석원 바로 옆에 위치한 곳이 바로 생태습지원. 여기서 동쪽으로 골짜기가 길게 패여 있다. 골짜기 중간에 작은 정자가 걸음을 멈춰 세운다. ‘민병초원’이란다. 다시 골짜기로 발걸음을 옮기면 작은 정자가 골짜기 깊이 몸을 숨겼다. 이곳이 단풍쉼터. 생태습지원에서 시작해 동쪽 골짜기를 따라 민병초원, 단풍쉼터까지 이어진 이 길이 바로 ‘사색의 길’이다. 사색의 길에서 하얀 편백나무가 알몸으로 삭풍을 참아내느라 몸을 떤다. 사색의 길 걷다보면 어느샌가 머리가 개운해진다.

생태습지원에서 도랑을 건넌다. ‘장미마당’이다. 키작은 벤치에서 앉은 겨울 오후, 시간은 온기를 잃은 햇살 꼬리를 자르고 있다. ‘봄이면 음성군에서 가꿔놓은 형형색색의 각종 장미들이 활짝 피어나리라.’ 벤치 옆에 세워진 시를 감상하기 위해 자리에 앉는다. 잠시 상념에 젖는다. 산중턱에 이어진 산길로 눈길이 간다.

   
▲치유의 길에 눈이 쌓여 있다.

▲구불구불 치유의 길을 호젓하게 걸어보자

‘치유의 길’은 덩굴식물원 왼쪽 산기슭으로 가파르게 올라가는 포장도로가 일컫는다. 차를 이용할 수 있으나, 걷는 게 좋다. 포장도로는 가족마당과 연인마당까지 계속된다. 비탈길을 오르며, 계곡물이 얇은 얼음장 밑으로 흐른다. 꽁꽁 언 골짜기 각양각색의 표정들을 살피며 걸어보자. 어느새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회복된다. 연인마당부터 치유의 길은 비포장이다. 이 길은 계속해서 구불구불 산기슭을 돌고돌며 산끝까지 이어간다. 그 사이 산소마당이 있고, 조금 더 오르면 하늘마당이 나온다. 하늘과 맞닿은 정자위로 맑은 하늘이 펼쳐진다. 치유의 길은 하늘마당까지 약 30여 분 걸린다. 호젓하게 치유의 길을 따라 하늘마당까지 걷다보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하늘마당에서 산길로 계속 걸으면 자연휴양림 입구와 백야리 마을 입구까지 내쳐 걸을 수도 있다. 빠르게 하산을 원할 경우엔 하늘마당에서 가파르고 좁은 산책길로 내려오면 된다. 그러면 사방댐 또는 생태습지원으로 다다를 수 있다. 치유의 길에는 이 외에도 단풍쉼터, 버드나무 쉼터 맞은편까지 각각 내려오는 길이 있다.

   
▲노란 국화가 만발한 화단과 온실원 모습.

▲온실원 그리고 시를 감상하면

음성군은 연인마당 밑에 ‘온실원’을 조성했다. 방문객이 찾는 또 다른 볼꺼리다. 온실원에는 사시사철 남국 식물들을 고스란이 마주할 수 있다. 온실원 앞에는 화단이 정비돼 있다. 화단에는 계절을 바꾸며 각종 꽃들이 가득 피어난다.

특이한 것은 화장실 앞 광장에 구리빛 황소 동상이 세워져 있는 것. 조금 생뚱맞다.

온실원에서 장미마당까지는 골짜기를 따라 도로가 포장돼 있다. 대나무 숲을 비롯해 정자 쉼터 주변으로 각종 식물과 나무, 꽃들이 무리지어 있다.

무엇보다 백야수목원 산책길을 걷다보면 곳곳에서 시비를 만나게 된다. 음성군은 지난 봄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인들 작품을 담은 시비 11개를 세웠다. 각각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시세계가 오롯이 담겨 있다. 기자는 산길을 걷다가 시를 읊고 감상하면서 천천히 걷기를 제안한다. 그러면 깊은 사유 끝에 심신의 온전한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리라.

   
▲증재록 시인의 시비 모습.

기자의 경험에 의하면 백야수목원 산책길은 사계절 나름대로 맛이 다르다. 겨울은 쓸쓸함과 회한의 정서에 젖어 깊은 사색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봄에는 골짜기 곳곳에서 움트는 새싹을 관찰하며 생명의 경이로움을 체득한다. 여름엔 시원한 바람과 짙은 초록 산그늘이 더위를 잊게 해준다. 단풍든 산속에서 낙엽을 밟을 수 있는 가을엔 풍성한 사유를 제공한다.

백야수목원에 가기 전, 2011년 조성된 운영 중인 백야자연휴양림이 있다. 또한 내년 완공을 목표로 목재체험장 공사가 진행중에 있다. 또 축구장 자리엔 야영장으로 개조하는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백야수목원 일대는 현대인들이 피로를 풀고, 쉼과 충전 장소로 지금 변신 중이다.

   
▲민병초원 모습.
   

▲들꽃 오월의 신부 모습.
   
▲백야리 유적지 조사직역 현황 안내판.
   
▲눈이 쌓여있는 단풍쉼터 모습.
   
▲여름날 자라암석원 모습.
   
▲하늘마당에 햇살이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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