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원 음성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얼마전 서울 출장을 다녀오면서 동서울 버스터미널에서 3명의 외국인과 함께 타게 되었다. 버스가 달리는 한시간 동안 2명의 외국인은 잠을 자는데 한명만은 유심히 밖을 살피면서 긴장하고 있는 표정이 역력했다. 첫 정차지인 대소터미널에서 그 깨어있던 외국인이 대소가 맞는냐고 물어서 그렇다고 하니 옆에서 자던 일행들을 깨워서 함께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러면서 지금은 친절하게 정차지마다 안내방송을 하는데 외국어로도 함께 해주면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불편함과 긴장감을 해소하는 중요한 방법일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얼마전 충청북도 행복정책과 관련한 모임을 할 때도 제안한 것이지만, 충청북도와 음성군의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고 앞으로도 더 기여하는 바가 증가할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유럽에서는 다문화정책의 실패에 교훈하여 상호문화정책으로 다변화하고 있는 이주민정책을 우리도 이제 본격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작은 노력들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제언을 해본다면, 먼저 앞서 제시했듯이 충북도나 음성군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대중교통수단(주로 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들이기에)의 안내방송을 다국어(영어, 베트남, 중국어 등)로 했으면 하는 것이다. 큰 비용들이지 않고 충북도나 음성군을 찾는 외국인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은 물론 현실적인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작은 노력이지만 그 의미와 효과는 크다고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시내, 시외 버스터미널이나 정류장에 안내의 글도 다국어로 제공되었으면 한다. 시내버스 정류장을 설치하고 디자인 할 때도 지역 전통 혹은 토산물을 형상화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에 더하여 다양한 나라의 문화적 요소를 그림으로 같이 그려 넣었으면 한다.

그러면 주로 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들에게 제2의 고향처럼 안전감을 줄 수 있는 지역으로 각인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분리수거나 쓰레기 처리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을 위해서 쓰레기봉투에 다국어로 표기하여 외국인들이 자칫 쓰레기를 마구버린다는 이미지를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분리수거나 자원재활용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미 음성군에서 외국인 밀집주거지를 대상으로 쓰레기 분리배출 등과 같은 안내판(지역 안내판도...)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를 전 지역에 보급되도록 하면 좀 더 좋은 친 외국인지역으로의 자리매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네 번째는 외국인주요이용시설에 외국인전용안내데스크를 설치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모 통신사의 경우 우리센터와 협약을 맺어 다문화가족전용 안내데스크를 설치한 경우가 있는데, 이를 주요 이용병원과 공공기관에도 확대 적용하면 낮선 지역에 적응해야만 하는 외국인이나, 다문화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30년이면 체류외국인이 500만명이나 된다는 예상은 앞으로 우리가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만 하는지를 알게 한다. 지역내 경제발전과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외국인과 다문화가족들을 위한 親 외국인, 親 다문화음성을 위한 작은 소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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