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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남한산성〉이 길을 묻다.음성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박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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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4  15: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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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성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박상규.

김훈의 원작 소설을 모티브로 한 영화 남한산성이 지난 10월 개봉된 이래 384만명의 관객이 극장을 다녀 간 것으로 최종 집계되었다. 결코 적지 않은 관객수이나 영화의 총제작비 155억의 손익분기점이 500만명임을 감안하면 투자자 입장에선 그다지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닐 것이다. 몇 해 전 역대 최다관객 1,760만명을 동원한 명량에 견주면 초라하기까지 한 성적이다.

영화 명량남한산성의 시대적 배경 차이는 불과 40년이 안 된다. 거의 동시대를 다룬 사극이고 출연진의 측면에서도 명량의 최민식에 못지않은 티켓파워를 가진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남한산성에 즐비하게 포진 있을 뿐만 아니라 영화 평론가들의 네이버 평점 또한 남한산 명량보다 높음에도 관객동원에 있어 남한산성명량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슴 벅찬 승리의 역사가 아닌 쓰라린 패배의 역사를 다룬 것이 흥행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던 것은 아닐까 그저 짐작만 할 뿐이다.

명량에는 불세출의 영웅 이순신이 병선 12척으로 왜선 133척을 맞아 수십 척의 왜선을 불사르고 적의 함대를 패퇴시킨 통쾌한 승리의 역사가 있었다.

반면, 남한산성은 역사책 속에 한 페이지로만 남겨두고 싶은 치욕의 역사를 고스란히 스크린에 재현하여 나아가지도 못하고 물러서지도 못하는 고립무원(孤立無援)의 답답함으로 시종 관객들을 고문(?)한다.

선과 악의 대립구조도, 옳고 그름의 문제도 아닌 줄은 알지만 그래도 이미 역사를 통해 결과를 알고 있는 오늘의 시각이 아닌 당대의 관점에서 좀 더 현명한 판단은 무엇이었을까에 대한 실마리 정도는 영화를 통해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하지만 자로 잰 듯 정확히 동등비율로 충돌하는 김상헌(척화파)과 최명길(주화파)의 논리와 주장으로 인해 머릿속은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오히려 북핵문제 등으로 촉발된 강대국의 압박 속에서 좀체 탈출구를 찾기 지난한 작금의 상황이 오버랩되며 너는 지금 제대로 현실인식을 하고 있느냐?”고 되레 영화 남한산성이 질책하듯 묻는 것 같아 난감하다.

남한산성을 아무런 결론도 없는 소설이라고 정의한 원작자 김훈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영화 남한산성을 통해 어떤 결론에 이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론이 없는 영화를 본 관객들은 수많은 질문을 각자의 몫으로 떠안게 되고 질문에 대한 답 또한 관객 수만큼이나 다양할 수밖에 없다.

어떤 이는 임진왜란에도 그랬듯이 백성은 내팽겨쳐두고 산성으로 도망쳐 오로지 군주의 안위만을 걱정하고 있는 조선이 과연 존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국가이었던가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물음에 다가가기도 하고, 누군가는 당시 조정의 모습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정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 그것이 영화 남한산성이 존재하는 이유라고도 한다.

1636, 풍전등화의 조선이 <남한산성>에 배수진을 치기로 한 결정과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굴욕적인 화친을 선택했던 것이 돌이킬 수 없는 것처럼 우리네 삶 또한 매 순간 결과에 대해 책임이 수반되는 크고 작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내년에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 경우에 따라 헌법개정안에 대한 국민투표도 동시에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선거와 국민투표는 존재해야 할 가치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국가의 주인인 국민에게 길을 묻는 제도이다.

2018613!

좀 더 풍요로운 삶과 국민통합에 한 발 짝 다가서는 혜안(慧眼)개표장에 쏟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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