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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음성의 전설
‘비아 돌로로사!’ 거룩한 영성의 향기를 음.미.하다감곡 매산 산책길에서
김진수 기자  |  birstj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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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8  1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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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산 능선 산책로 모습.
   
▲감곡면 매산 전경.

지난 겨울은 유난히 길고 추웠다. 이젠 3월 하순, 완연한 봄이다. 봄비 내린 후, 대지는 한결 말랑말랑해졌다. 땅에선 새싹들이 다투듯 고개를 내밀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마지막 주간을 기독교인들은 고난주간으로 보내고 있다. 고난주간을 맞아 기독교인인 본 기자는 거룩한 영성의 향기를 음미하고 싶었다. 이에 감곡면 매산 산책길을 찾았다. --편집자 주--

   
▲매산 매괴성당, 산책로 등 안내도

■ 구불구불 좁은 산책길

감곡면 왕장리 ‘매괴중.고등학교’ 뒤편엔 동산이 있다. 바로 매산(164m)이다. 멀리서 산세를 언뜻 본다. 마치 말이 누워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예부터 사람들은 ‘마산’, 또는 ‘매산’이라 불렀단다. 매산엔 매괴성당에서 성당 방문객들을 위한 산책길이 조성돼 있다. 전국에서 찾는 순례자들이 자연을 가까이 하며, 산책하고 묵상을 통해 영성 수련을 위해 적당하다. 산책길은 어림잡아 2Km 가량 될 듯 싶다.

매괴성당과 박물관을 지나면 황토색 벽돌 건물이 좁은 계곡 사이에 들어앉아 있다. 안내판에는 ‘양업관’이라 쓰여 있다. 양업관 왼쪽으로 난 산길로 들어선다. 비탈길을 50여m 오르면 묘가 하나 있다. 매괴성당 초대 사제인 ‘임가밀로’ 신부의 묘다.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가묘란다. 조금 실망~ 이후로 구불구불 비탈길이 이어진다. 산 능선까지 좁은 길이 뱀 모양처럼 휘어지기를 몇 번이나 반복된다. 넉넉잡아 200여 m는 될 것 같다.

   
▲산 정상부 십자가와 산상십자가의 길 모습.

■‘비아 돌로로사’ 고난.인내.절제를 묵상하며

산능선에 오르니, 길이 넓어졌다. 몇 군데 낮은 의자가 겸허하게 쪼그려 앉아 있다. 길 양옆으로는 꽤 수령이 된 듯한 소나무와 참나무들이 도열해 있다. 70여 m 정도 걷다가 약간 돌면 산 정상부가 나온다. 거기엔 대형 십자가가 우뚝 세워져 있다. 비석을 보니 높이가 15m란다.

그리고 이후로는 내리막길이다. 내리막길은 올라왔던 길처럼 경사졌는데, 경사가 좀 더 가파르다. 역시 길은 구불구불하다. 또한 내리막길 곳곳에는 흰 돌로 제작된 십자형 비석들이 세워져 있다. 모두 14개다. 이 각각의 돌비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과 의미를 설명해준다. 안내판은 이 구간을 ‘산상십자가의 길’이라 명명한다. 방향을 반대로 해서, 비탈길을 오르며 그리스도의 고난을 생각하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산상십자가의 길은 거리가 약 200m 정도 될 듯 싶다. 이 길에서 기자는 문득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가 떠올랐다. ‘비아 돌로로사’는 스페인어인데, ‘고난의 길’이란 뜻. 대표적인 ‘비아 돌로로사’는 뭐니뭐니 해도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 시가지에 있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루살렘 ‘비아 돌로로사’를 걷듯, 매산 산책길 ‘산상십자가의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다. 고난을 통한 인내와 절제의 의미를 깊게 체득한다.

산상십자가의 길을 내려오면 ‘성모광장’이다. 아마, 성당을 찾는 신자들이 단체로 야외활동을 하기에 좋은 장소다. 그늘이 드리워, 조금 시원한 느낌이 든다. 성모광장부터 양업관까지는 ‘묵주기도 20현의’ 구간. 역시 그리스도의 탄생부터 생애를 설명하는 안내판이 20개 세워져 있다.

   

▲매괴성당 모습.

■유서깊은 매괴성당, 미래를 향해 문 열다

무엇보다 매산은 매괴성당과 뗄레야 뗄 수 없다. 보통 매괴성당이라 부르는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은 영화촬영 명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성당 안엔 한국전쟁인 6.25전쟁 때 총탄이 박히자 눈물을 흘렸다는 성모상이 보존돼 있다. 무엇보다 비잔틱 양식이 돋보이는 웅장한 성당 건물은 아름다움을 넘어 거룩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성당 옆 박물관은 반 지하를 포함해 3층 건물. 그곳엔 매괴성당의 역사와 흔적을 더듬을 수 있는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또 성당 입구 언덕에는 가밀로 영성원이 있다. 로마네스크 건축양식으로 사각형 통로가 인상적이다.

참고로 ‘매괴’는 중국어다. ‘장미’를 의미하는 라틴어 ‘로사리오’를 중국어로 '매괴'라고 부른다는 것. 인터넷을 검색하니, 현재 국내엔 매괴학원, 매괴성당이 '매괴'라는 이름으로 유일하게 남아있다고 소개한다.

특히 매괴성당 일대는 구한말 명성황후의 6촌 오빠인 민응식의 집이 있어, 1882년 임오군란때 명성황후가 피난온 곳이다. 이후 1896년 5월 집터와 매산을 매입해 성당을 건축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내년 2019년이면 매산 옆으로 중부내륙고속철도 지나간다. 이와 함께 매산과 성당 앞 들판에 감곡역이 들어선다. 그러면 수도권과 불과 50분 대 교통요건을 갖추게 된다. 이제 매산은 매괴성당의 유구한 역사의 흔적을 품고, 희망찬 미래를 향해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매산 산책로 모습.

봄 기운이 완연한 매산 산책길, 거룩한 영성의 향기를 음미하는 '비아 돌로로사'에서 기자는 시 한 구절을 읊는다.

"고난당한 그대를 생각합니다 / 어떻게 그대와 고난을 함께 할까요.....그대의 고난을 생각하며 / 가만히 내버려도 불쑥불쑥 자라는 / 부스러기보다 못한 죄악들이 너무도 많이 있습니다 // 어찌 합니까?" -- 기자의 졸시, '고난절에' 일부--

   
▲매괴박물관 모습.
   
▲임가밀로 신부 묘소.
   
▲묵주기도 20현의 길에 세운 그리스도의 생애 설명 동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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