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 성낙진

망초

봄철 밥상에

이만한 성찬 있을까

손톱을 칼 삼아 나물을 뜬는다

 

영토의 수호자 처럼

바람에 굴하지 않는 저에게

순교의 피가 흘러 목을 굽히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랴

나에게도 착한 백성이 있는 것을

 

봄철 밥상

성찬을 앞에 두고

고객먼저 숙이는 것은

저의 피가 내몸을 뜨겁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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