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황사에 묻혀

천식 기침하는 도시

잿빛 사월 교정 구석

강의실엔 역사를 살아온 노교수의 잔잔한 음성이

창밖에선 회색빛 저녁이

미소 지으며 지켜보고 있구나

노교수 백발에서 떨어지는

뿌연 진리의 부스러기들이

두툼한 책장 위로

잔뜩 웅크린 젊은이들 어깨 위로

무게 더하며

내려앉고 있구나

강의안 덮는 종강 소리와 함께 시끄러워지는

이 도심에도

팔레스틴 땅을 적시던

늦은 비가 한바탕 내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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