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난 젊었을 때 이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실패했다. 내가 나이를 좀 더 들고 나라를 바꿔보고 싶었다. 하지만 실패했다. 내가 늙고서는 우리 가정이라도 바꿔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실패했다. 나는 이제 깨달았다. 나만 바뀌면 되는 것을….’ 웨스터 민스터 대성당 묘지의 글이다.

여우의 발은 험한 산길을 걸어 다니느라 가시에 찔리고 돌멩이에 부딪혀 성한 날이 없었다. 여우는 어느 날 인간들이 도로 포장하는 것을 숨어서 보았다.

돌과 자갈 길 위에 아스팔트를 입히자 감쪽같이 반들거리는 길이 되지 않는가. 여우는 '옳거니'하고서 자기도 원대한 계획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토끼를 잡아서 토끼의 껍질로 자기가 다니는 산길을 덮는 일이었다. 그날도 여우는 토끼를 잡았다.

"미안하지만 어르신들이 이 산중 길을 편히 걸어 다니기 위해서는 너희가 희생할 수밖에 없구나." 그러자 토끼가 말했다.

"아니, 어르신. 이 산중 토끼를 다 잡아도 토끼 가죽으로 길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제 꼬리를 잘라서 어르신의 발에 가죽신을 만들어 신으신다면 산중길이 토끼 가죽길이나 다름없을 텐데 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하십니까?"

세상만사를 바꾸기보다 자기 자신의 마음 하나만 바꾸면 된다는 우화이다.

인도의 어느 작은 마을에 설탕을 너무 많이 먹는 아들 때문에 걱정이 태산인 한 부인이 있었다. 그 부인은 아들의 건강이 걱정되어 설탕을 제발 좀 적게 먹으라고 수없이 타일렀지만 아들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하루는 자기 아들이 간디를 무척 존경한다는 사실을 알고 부인은 아들을 데리고 간디를 찾아가 자기 아들에게 설탕을 적게 먹으라고 타일러 줄 것을 부탁하였다. 부인의 사정을 다 듣고 난 간디는 2주일 후에 아들을 다시 데리고 오라고 하였다. 이유를 모른 부인은 간디가 시킨 데로 2주일 후에 아들을 데리고 찾아갔다. 간디는 부인의 아들을 자기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더니 한참 후에 나왔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들은 그날부터 전혀 설탕을 입에 대지 않았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부인이 간디를 다시 찾아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아들이 설탕을 끊은 것이 너무 궁금하다며 비법을 알려달라고 하자 "나도 당신의 아들처럼 설탕을 무척 좋아 하는데 내가 먼저 설탕을 끊는데 2주일은 걸릴 것 같아서 그랬다"고 하였다. 인도가 낳은 위대한 정신적 지주인 마하트마 간디와 어느 시골 부인 사이에 있었던 일화로 자신이 변하지 않고는 남에게 변화를 요구할 수도, 남의 변화를 기대할 수도, 누구도 변화시킬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가르쳐 주고 있다.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어떤 사람은 생각이나 행동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어 발전은커녕 퇴보하는 사람도 있고, 전에는 별 볼일 없던 사람이 부단히 노력하여 전에 비하여 엄청나게 변화하여 주위를 놀라게 하는 사람도 있다. '고여 있는 물은 썩는다'는 말이 있고 흐르는 물에서 노를 젓지 않으면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위치에서 떠밀려 내려가는 것이니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나는 얼마나 변하려고 노력하며 살았는지 한 번쯤 반성해 보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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