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식(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지난 6월 초순에 서유럽 3개국(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여행을 다녀왔다. 처음 아이들이 유럽여행을 보내준다고 했을 때에는 설레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 출발하는 비행기지만 아침 7시 집에서 출발해서 9시 반쯤 인천 제2공항 장기주차장에 주차하고 터미널 3층으로 향했다. 여행사의 안내를 받아 여유 있게 수속을 하고 출국장으로 향했다. 공항이 하나 더 생겨서 인지 대부분 한산하였다. 오후 3시 비행기를 11시간 40분 동안이나 타고 이탈리아 피우미치노 공항에 도착했다. 기내에서는 2끼의 식사를 하고 며느리가 특별 주문해 준 케이크도 먹었다. 1일차는 늦은 시간에 투어버스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이탈리아의 호텔은 우리나라의 모텔 수준이었다. 방은 비좁았고 치약, 칫솔 등 용품과 끌신도 없었다. 샤워시설은 되어 있었으나 화장실 바닥에 물구멍은 없어서 샤워장 밖으로 물이 흐르면 닦아내야 했다. 드라이기는 비치되어 있으나 사용시간은 제한적이었고, 복도에 불은 야간에는 완전 소등하였다. 호텔식사는 빵과 우유, 계란, 버터 정도였다. 처음에는 먹기가 거북스러웠으나, 차츰 적응이 되었다. 집에서 가지고간 고추장이 큰 역할을 했다. 서유럽 3개국의 호텔 수준이나 음식은 어디를 가나 비슷했다.

2일차에는 오랜 시간 줄을 기다려 가톨릭의 총본산인 바티칸박물관과 성 베드로성당, 시스티나 예배당을 보고, 오후에 교과서에서만 보던 콜로세움과 트레비 분수, 스페인 계단을 관광하였다. 3일차에는 스칸디치에서 전차를 타고 르네상스의 발상지 피란체로 이동 두오모 성당, 단테 생가, 시뇨리아 광장, 산타크로체 대성당, 베키오 다리를 보았다. 오후에는 물위에 떠있는 수상도시 베니스로 이동하여 투숙하고, 4일차 두칼레 궁전과 탄식의 다리, 산마르코 광장을 보고 곤돌라와 수상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오후에 밀라노로 이동 유럽최고의 고딕 대성당 밀라노 두오모 성당과 엠마뉴엘레 2세 갤러리아, 스칼라극장을 보았다. 5일차 밀라노를 출발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알프스의 영봉 3,454m 융프라우 산에 올라 얼음궁전과 스핑크스 전망대를 관람하였다. 융프라우 정상에서 먹은 신라면 맛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6일차에는 고속열차를 타고 프랑스로 이동하여 유네스코 세계유산 베르사유 궁전을 보고 유명한 에펠탑에 올랐다. 저녁에는 세느강 유람선을 타고 야경을 즐겼다. 7일차 몽마르트 언덕과 샹제리제 거리, 나폴레옹의 개선문과 콩코드 광장, 바로크 양식의 최대역작 루브르 박물관을 보고 공항으로 향했다.

이들 서유럽 국가들은 조상이 물려준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관리하여 관광산업을 발전시켜 윤택한 생활을 하는 나라들이다. 유명한 관광지마다 사람이 몰려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잊어버리기 쉬웠다. 대부분 역사 속에 사실들이 존재하며 깊은 사연들을 가지고 있는 유적들이고, 우리가 서양 역사에서 책으로 많이 보고 공부한 곳들이어서 감회가 새롭고 친근해 보였다. 스위스의 융프라우는 눈으로 뒤 덮힌 산 바로아래 꽃이 피고 사람이 살고 있으며, 눈 녹은 물이 하염없이 흐르고 있다. 산에 얼음의 깊이가 수백m에 이른다고 한다. 열차를 2번이나 갈아타면서 올라야 하는 위대한 산 융프라우를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이탈리아의 비옥한 토지와 프랑스의 광활한 대지는 활발한 농업을 발전 시켜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농업국가로 발전하였다. 이들 지역은 격년제로 농사를 지어야 할 정도로 자원이 풍부하고 생활이 여유롭다고 한다.

이번 여행은 우리 부부를 제외하고 주로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들로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모였으나 서로 융합하면서 즐거운 여행을 했다. 새벽 4시부터 시작되는 강행군으로 몸은 힘들었으나 많은 새롭고 좋은 것을 보고 삶에 큰 활력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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