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영국의 모 방송국에서 수년 전에 청취자들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라는 문제에 현상금을 내 걸었다. 수천가지가 응모되었는데 1등으로 당선된 응답은 ‘우리 엄마 눈’이었다.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청년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청년은 외출에서 돌아오다가 뜻하지 않게 교통사고를 당했다. 소식을 듣고 몹시 놀란 어머니가 가슴 졸이며 병원에 달려갔지만, 불행히도 청년은 이미 두 눈을 실명하고 말았다.
 멀쩡하던 두 눈을 순식간에 잃어버린 청년은 깊은 절망에 빠져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그는 어느 누구와도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마음의 문을 철저하게 닫은 채 우울하게 지냈다. 바로 곁에서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는 어머니의 가슴은 말할 수 없이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청년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누군가가 그에게 한쪽 눈을 기증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깊은 절망감에 빠져 있던 그는 그 사실조차 기쁘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결국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한쪽 눈 이식 수술을 마친 청년은 한동안 붕대로 눈을 가리고 있어야 했다. 그때도 청년은 자신을 간호하는 어머니에게 앞으로 어떻게 애꾸눈으로 살아가느냐며 투정을 부렸다.

하지만 어머니는 청년의 말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꽤 시간이 지나 드디어 청년은 붕대를 풀게 되었다. 그런데 붕대를 모두 풀고 앞을 본 순간 청년의 눈에는 굵은 눈물방울이 떨어지고 말았다. 그의 앞에는 한쪽 눈만을 가진 어머니가 애틋한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두 눈을 다 주고 싶었지만, 그러면 네게 나의 장님 몸뚱이가 짐이 될 것 같아서…." 어머니는 끝내 말을 다 잇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셨다.
  제석천왕이 한 신하에게 명했다. “그대는 인간 세상에 내려가 가장 순결하고 아름다운 것 하나를 가져오도록 하여라.” 신하는 즉시 인간 세상으로 내려가 가장 아름다운 것 하나를 찾아 헤매었고 마침내 그 아름다운 것 중 3가지를 고르게 되었다.  

그 3가지 중 하나는 꽃이었다. 그 누가 보아주거나 외면하거나에 상관없이 때가되면 활짝 피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마음을 밝게 해주는 그 꽃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다른 하나는 아기였다. 누구를 속일 마음도 해칠 마음도 없는 아기의 티 없이 맑은 눈망울에 천진스럽기 그지없는 해맑은 웃음이 신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 번째는 어머니였다. 우는 아이에게 젖을 물려주는 어머니, 똥오줌이 묻은 기저귀를 갈아주는 어머니, 잠을 재우기 위해 아기의 등을 두드려 주는 어머니의 얼굴에는 언제나 자비심과 모성애가 넘쳐흘렀고 그와 같은 어머니가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졌던 것이다.  

신하는 꽃과 아기와 어머니 3가지 모두를 가지고 올라갔다. 뜻밖에도 제석천왕은 웃으실 뿐 별말씀도 없었다. 얼마의 세월이 흘러 신하는 인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를 저절로 알게 되었다.   언제나 활짝 피어 있을 줄 알았던 꽃은 시들고, 티 없기만 할 줄 알았던 아기가 자라 마음이 변하나, 아기 곁에서 젖을 먹이며 미소 짓는 어머니의 사랑은 언제나 한결 같은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부모님의 사랑이다. 부모님의 사랑은 마냥 베풀고 또 베풀기만 하는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이 세상에서 부모님의  사랑 이상으로 아름다운 것은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아름다운 것을 잊고 살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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