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동면 함박산

함박산 전경.(사진 촬영: 하영호 맹동면사무소 주무관)
함박산 전경.(사진 촬영: 하영호 맹동면사무소 주무관)
▲함박산 정상에서 설치된 정자 모습.
▲함박산 정상에서 설치된 정자 모습.

“하늘이 열리던 날 열 남매 낳고 / 혁신이 빚은 동성리 잉태하였네. // 굴곡의 역사 어두운 터널에서 / 얼마나 가슴 졸였나. // 서산에 성난 먹구름도 / 솔내음 풍기는 입김으로 갈라놓았네. // 허덕이며 앞만 보고 살아온 숱한 세월 / 배부름이인 염원인 당 앞뜰은 / 황금물결이 넘쳐 백색의 물결로 일렁이고 / 다시 희망의 회색 빛으로 꿈틀거리네. // 언제나 함박 웃음으로 화답한 그대 이름 / 맹동의 대명사요 큰 언덕이네. // 삶이 찌들어도 가쁜 숨 몰아쉬며 / 당신 품에 안긴 이들의 건강과 평안을 지켜줄 당신 // 당신은, 이 고장의 영원한 수호신이어라.” --임득순 님의 시, ‘함박산’ 전문--

날씨가 아침 저녁으로 서늘해졌다. 하늘은 맑고 청명하다. 산은 더 가까이 다가왔다. 산 오르기에 좋은 가을날. 맹동면 함박산(339.8m)을 오른다. 이번 호에 독자들이 만날 산이다. --편집자 주--

▲함박산 정상에 설치된 함박산 전경 안내판 모습.
▲함박산 정상에 설치된 함박산 전경 안내판 모습.

순하고 우아한 산세, 혁신도시 뒷산으로

함박산은 맹동면 군자리, 쌍정리, 두성리 경계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해발 339.8m 높이로 소속리산 남쪽에 위치해 있다. 일명 ‘함표산’이라고도 한다.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천지개벽을 할 때 온 천지가 물에 잠겼단다. 그런데 이 산 꼭대기만 함지박 하나를 놓을 만큼의 자리가 남아 있더란다. 그래서 ‘함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한다. 이 얘기를 듣고 산을 다시 보니, 산세가 함지박을 엎어놓은 것 같다.

함박산은 한남금북정맥 한 구간인 소속리산 끝자락에서 남쪽으로 새로 줄기를 뻗어간다. 끝내 산세는 충북혁신도시를 지나며 점점 몸을 낮춘다. 그러므로 함박산은 산세가 순하다. 마치 여성적인 우아한 자태를 갖고 있다. 따라서 계절마다 지역 초등학생들이 자연학습 현장체험장소로 이용한다. 맹동면민들 뿐만 아니라, 등산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산이다. 함박산은 특히 2010년 이후 충북혁신도시가 조성되면서 혁신도시 뒷산으로 든든하게 자리를 잡았다. 점점 더 혁신도시 주민들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함박산 오르는 길 모습.
▲함박산 오르는 길 모습.

군자리 마을, 그리고 통동저수지

함박산을 오르는 코스는 맹동면소재지와 충북혁신도시 두성리에서 각각 시작된다. 충북혁신도시 두성리에서 오르는 산길은 완만한 오르막 길이다. 이 코스는 맹동면소재지에서 올라가는 길에 비해 시간이 조금 많이 걸린다. 사실 맹동면소재지도 군자리 고개에서 본격 등산이 시작된다. 기자는 군자리 고개에서 시작해 함박산 정상에 올라, 충북혁신도시 두성리 입구로 내려가는 길을 추천하고 싶다. 반대로 해도 역시 좋다.

맹동면소재지에서 북쪽 꽃동네방향으로 300m를 가면, 셀프세차장이 나온다. 여기에서 동쪽 군자리쪽으로 아스팔트 포장된 오르막 산길이 시작된다. 오르막길이 본격 시작되는 지점 계곡에는 아담하게 맹동체육공원이 숨어 있다. 거기서 1.2km 정도 가파르게 올라가면 군자리 고개다. 고개 너머로는 ‘군자터’라는 조그마한 마을이 있다. 이 마을에 조선 선조 때 국자감주부를 지낸 ‘김종립’이 터를 잡았다. 이후 마을 이름을 ‘국자감’ 이름을 따서 ‘군자동’이라고 불려졌다고 전해진다. 군자리 마을 남쪽 끝에는 1983년도에 축조된 통동저수지가 넓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함박산 정상에 내려다 본 통동저수지와 한남금북정맥 모습.
▲함박산 정상에 내려다 본 통동저수지와 한남금북정맥 모습.

함지박, 함박꽃, 함박 웃음?

군자리 고개 마루에 함박산 등산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여기가 산행 들머리. 이곳에서 산 정상까지는 오솔길로 폭이 비교적 넓다. 따라서 산을 오르는 데 힘드는 줄 모른다. 산길은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8분여를 올라가니 오르막 밧줄구간이다.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삼거리 봉우리 조금 넓은 평지를 만난다. 여기엔 운동기구와 벤치가 설치돼 있다. 함박산 정상까지 0.7km라는 이정표를 읽으며 다시 발걸음을 옮겨놓는다. 다시 시작된 능선을 따라 50여m 가니 송전탑이 가랑이를 벌리고 섰다. 그 밑을 지나니 돌탑이 나오고, 소나무 군락지를 지난다. 호젓한 산길은 계속 평탄하다. 그렇게 10여 분 걸으니, 오르막길 나무계단이 기다린다. 목계단 끝으로 산 정상부가 보인다. 길가엔 벤치와 운동기구가 있다. 오르막길을 올라가니 산불감시초소가 반갑게 맞는다. 이곳이 함박산(339.8m)정상. 정상표지석과 삼각점이 있고, 임득순 씨 시비, 조망권 안내비, 함박산 유래비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리고 신식 정자가 우뚝 서 있다.

산 정상에는 커다란 나무가 없어 맹동면과 충북혁신도시가 눈에 잡힐 듯 발 밑으로펼쳐진다. 멀리 진천 덕산면, 대소면과 삼성면까지 넓게 펼져진 들판이 시야에 들어온다. 조망이 아주 좋다. 동편으론 통동저수지가 산세 사이로 숨박꼭질하듯, 숨었다 나타났다를 반복한다. 특히 호수 뒤로 한남금북 정맥의 산맥들이 병풍처럼 펼쳐진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다.

충북혁신도시 쪽 등산로를 따라 하산한다. 10분 후 가파른 봉우리가 나오고, 다시오솔길을 따라 10여 분 걷다보면 이정표와 함께 임도가 시작된다. 임도를 따라 내려오니 혁신도시다.

함박산을 오르며 기자는 함지박만을 생각하지 않았다. 약초로도 쓰이는 ‘함박꽃’이 또한 생각났다. 또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어, 등산객들 모두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오르는 산이라 생각했다. 정말 함박산, 그 산에 오르면 함박 웃을 수 있을까? 함박산이 좋다. 우리 고장이 좋다.

▲함박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진천 덕산.이월면 모습.
▲함박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진천 덕산.이월면 모습.
▲맹동생활체육공원 모습.
▲맹동생활체육공원 모습.
▲맹동체육공원에서 함박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모습.
▲맹동체육공원에서 함박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모습.
▲함박산 등산로에 있는 딱따구리가 구멍을 뚫은 나무 기둥 모습.
▲함박산 등산로에 있는 딱따구리가 구멍을 뚫은 나무 기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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