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섭 음성읍장

 
 

음성군(陰城郡)의 ‘음성’하면, 사람들은 보통 ‘음성’(陰性)을 먼저 떠올린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음성’(陰性)을 ‘1.음(陰)의 성질’, ‘2.밖으로 드러나지 아니하는 성질’, ‘3.소극적이며 내숭스러운 성질’, ‘4.그늘을 좋아하는 성질’ 등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하더라도 흔히들 ‘음성’하면 부정적, 소극적, 비관적, 마이너스, 네거티브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음성적’하면, 한술 더 떠서 ‘밖으로 나타나지 아니하는 음성적 조직’, ‘음성적 이득’, ‘음성적 관계’ 등의 범죄와 관련된 의미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음성’이라는 단순한 지명의 뜻이 이렇듯 좋지 않은 이미지로 오랫동안 굳어져 왔다.

그런데 하물며, ‘음성스러운’ 것이 일반 세상 사람들에게 어떻게 좋은 뜻으로 보일 리가 있겠는가?

필자가 예전에 다른 시.도로 교육을 가서, 자기 소개 시간이 되어 인사하게 되면 어디서 왔느냐고 질문을 받게 되는데, 충북 음성이라고 하면 으레 ‘음성이라는 데가 있어요?’, ‘왜 양성이 아니고 하필 음성 이예요?’라는 말을 들으면 뒤통수를 긁으며 씁쓰레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가끔은 ‘음성’이라는 말이 기분 좋게 들리는 경우도 있다.

구제역이나 AI의심 신고 뒤에 검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음성’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해 하곤 한다.

말장난 같이 들리겠지만, 이제부터는 ‘음성’(陰城)을 ‘음성’(陰性)이 아닌 ‘음성’(音聲)으로 생각할 것을 제안한다.

‘음성’(音聲)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목소리나 말소리’로 풀이된다.

수많은 목소리나 말소리 중에서도 ‘기쁘고 아름답고 행복한 소리’만을 골라서 듣자.

그렇게 하면 오해, 반목, 갈등보다는 상대를 이해하게 될 것이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이고 희망적인 세상으로 조금씩 변화해가면서, 우리 지역의 대외 이미지 또한 조금씩 개선될 것이라 생각한다.

좋은 생각은 최고의 동반자이다.

이제부터는 ‘음성’이라 쓰고, ‘아름답고 행복한 소리’라고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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